요즘 마트에 가면 과자나 라면 값이 계속 오르는 느낌이 드는데, 마침 9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나왔어요. 9월 물가는 1년 전보다 2.9% 올랐어요. 숫자만 보면 8월 3.1%보다 내려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름세가 오히려 커진 거라고 해요.
이렇게 보는 이유는 작년 8월에 있었던 SK텔레콤 통신요금 감면 때문이에요. 당시 유심 해킹 사태로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걸 막으려고 2천만명 넘는 가입자의 요금을 한 달 동안 50% 깎아줬죠. 그 기저효과로 올해 8월 휴대전화료가 26.7% 오른 것처럼 잡혔고, 이게 전체 물가를 0.6%포인트 끌어올렸어요. 이 효과를 빼면 8월 물가는 2.5% 수준이라서, 9월 2.9%는 사실상 더 오른 셈이에요.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과 IT기기 상승이 눈에 띄었어요. 가공식품은 출고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2.1% 올라 8월 1.5%보다 상승 폭이 커졌어요.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컴퓨터는 27.4%나 올랐고, 갤럭시와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면서 휴대전화도 8.3% 상승했어요. 석유류도 14.8% 올라서 8월에 이어 14%대 상승세를 이어갔죠.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9월 물가가 3.5%까지 올랐을 거라고 추정했어요. 그나마 농산물은 정부 할인 지원과 사과, 배 작황 호조 덕분에 4.0% 내렸고, 체감물가와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에 그쳤어요.
한국은행은 10월에도 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봤어요. 중동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데다 비용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계속되고 있어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꽤 오래갈 수 있다는 거예요.
정리해 보면 겉으로 보이는 숫자보다 실제 물가 부담은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가공식품이나 전자기기처럼 자주 사거나 꼭 필요한 품목이 오르고 있어서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어요. 석유 최고가격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한국은행이 금리를 어떻게 가져갈지가 가계 살림에 꽤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