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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월세로 집을 구하는 분들이라면 요즘 체감하는 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강남이나 한강변처럼 원래 주거비가 비싼 지역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전국 주요 지역에서 월세가 동시에 오르고 있고,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의 월세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 1년 만에 20만원이나 올랐다는 통계를 보면 월세 부담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고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표지역 182곳 가운데 월세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162곳으로 무려 89%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이 오른 지역은 151곳, 매매가격이 오른 지역은 115곳이었습니다. 집값보다 월세 상승세가 훨씬 넓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서울 상황은 더 눈에 띕니다. 25개 자치구 모두 월세가 올랐고 서울 월세통합가격은 한 달 만에 0.82% 상승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모든 자치구에서 월세가 오른 것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단기간 특정 지역만 오른 것이 아니라 서울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실제 금액으로 보면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8월 144만원에서 올해 8월 164만원으로 1년 사이 20만원 올랐습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240만원의 추가 주거비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평균 월세가 200만원을 넘는 자치구도 4곳에서 6곳으로 늘었습니다.
용산구가 282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 281만원, 강남구 274만원, 성동구 253만원, 송파구 236만원, 광진구 206만원 순이었습니다. 중랑구 역시 96만9,000원으로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제 서울에서 월세 100만원이라는 숫자가 일부 고가 주거지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게 된 셈입니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상승률입니다. 월세가 가장 비싼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했던 외곽 지역에서 더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성북구는 한 달 동안 1.54% 상승했고 노원구 1.49%, 도봉구 1.14%가 뒤를 이었습니다. 구로구와 금천구도 각각 1.01% 올랐습니다.
이런 현상은 월세 수요가 외곽으로까지 밀려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을 미룬 사람들이 임대시장에 머무는 가운데 전세 매물 부족과 전세의 월세 전환까지 겹치면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찾더라도 그 지역의 월세까지 빠르게 올라간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월세 수급지수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8월 월세수급지수는 전국 105.1, 수도권 109.5, 지방 101.0으로 모두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습니다. 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월세를 찾는 임차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수도권에서는 특히 월세를 원하는 사람에 비해 매물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월세가 계속 오르면 단순히 주거비만 늘어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걱정스럽습니다.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커지면 식비나 저축, 여가비 같은 다른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월 20만원 차이라고 해도 1년이면 240만원이고 몇 년간 이어지면 상당한 금액이 됩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처럼 자산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에 높은 월세를 부담한다면 목돈 마련 속도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월세 부담을 피하려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선택 역시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금리와 집값의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월세가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채를 떠안는 것도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결국 월세 상승이 서울의 비싼 지역을 넘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외곽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집을 사기 어려워 월세로 머무는데 그 월세마저 계속 오른다면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주거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월세 164만원이라는 평균 금액도 부담스럽지만, 지금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더 큰 걱정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