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데, 정작 당시 상황을 확인할 CCTV 영상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영상이 없거나 이미 삭제됐다면 유가족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할까요. 특히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되는 폐쇄병동이라면 객관적인 기록의 중요성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보건복지부에 정신의료기관의 CCTV 설치와 운영 기준을 법령에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권고한 것도 이런 문제 때문입니다.
기사에 나온 사망자 수를 보면 상황이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울산 반구대병원에서는 2022년부터 최근까지 환자 7명이 사망했고, 인천 원병원에서도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4명의 환자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다만 개별 사망 사건의 원인과 책임은 각각 구분해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문제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실관계를 확인할 영상이 없거나 보관기간이 지나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사건인데도 당시 상황을 확인할 기본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인권위가 지난해 수도권 정신의료기관 15곳을 조사한 결과도 우려스럽습니다. 일부 기관은 CCTV를 아예 설치하지 않았고, 설치했더라도 운영 방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곳이 있었다고 합니다.
격리실에 환자 관찰용 CCTV를 설치하지 않아 관련 지침을 위반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영상 보관기간 역시 기관마다 7일에서 30일까지 제각각이었다고 하네요.
사고가 발생한 뒤 피해자나 가족이 문제를 제기하고 자료를 요청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영상이 일주일 만에 삭제된다면 중요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일반 영상은 최소 30일, 격리실 영상은 최소 90일 동안 보관하도록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의료기관의 폐쇄병동은 환자가 자유롭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 있습니다. 격리나 강박처럼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면 더욱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겠죠.
CCTV는 단순히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가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신의료기관이라는 특성상 환자의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무조건 많은 공간을 촬영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며, 촬영 범위와 영상 열람 권한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장치도 필요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면서도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미 2022년 조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확인됐다고 하는데, 수년이 지나도록 유사한 관리 허점이 드러났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권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기준이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과정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치료받기 위해 입원한 환자가 안전하게 보호받는 것은 너무나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특히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거나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환자일수록 제도적인 보호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정신의료기관의 CCTV 설치와 영상 보관기간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환자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함께 지키려면 어떤 기준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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