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 치우는 사업으로 수십억 매출, 미국에서 뜨는 이색 창업

미국 반려견 배설물 수거 프랜차이즈 '두디 콜스'의 존 브라이트가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배설물을 수거하고 있다. /AP=뉴시스

 

남의 반려견 배설물을 치워주는 일로 연간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처음 들으면 조금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반려견 배설물 수거 서비스가 새로운 고수익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창업이라고 하면 새로운 기술이나 특별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된 사업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선뜻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대신해 주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사람들이 귀찮아하거나 꺼리는 일에도 충분한 사업 기회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 CNBC가 소개한 반려견 배설물 수거 업체들은 단순한 청소 대행을 넘어 정기 구독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일정에 맞춰 집 마당이나 지정된 공간을 방문하고, 반려견이 남긴 배설물을 수거하는 방식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기업은 2020년 설립된 스웁 스쿱입니다. 창업자인 윌리엄 밀리켄은 임신 중이던 아내가 반려견 배설물 처리를 위해 외부 업체를 고용한 모습을 보고 사업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고객이 10여 명에 불과했지만 디지털 광고를 활용하면서 3개월 만에 300명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후 지점이 7개까지 확대됐고, 누적 매출은 90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올해 예상 연 매출도 300만달러 수준이라고 하니 단순한 부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개똥 치우는 사업이 연매출 300만불…새 창업 아이템 | 미주중앙일보

 

특별한 첨단 기술보다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한 것이 성장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이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반려동물 양육 문화가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전에는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집안일도 이제는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청소와 세탁, 장보기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외주화하는 소비 방식이 반려견 배설물 처리까지 확장된 것입니다.

 

특히 정기 구독이라는 사업 구조가 흥미롭습니다. 반려견 배설물은 한 번 청소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동안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정기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일정한 고객을 확보하면 반복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을 매번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매출 규모가 크다고 해서 그만큼 순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 인건비와 차량 유지비, 이동 시간, 광고비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고객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다면 이동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할 수 있습니다.

 

미국 반려동물 배설물 처리업체 '스웁 스쿱'이 운영하는 창업 교육 커뮤니티 '푸프 스쿱 밀리어네어'/사진=푸트 스쿱 밀리어네어 홈페이지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일정한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이번 기사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초기 창업 비용입니다. 스웁 스쿱 창업자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 약 1,000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시설이나 복잡한 장비 없이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누구나 같은 금액으로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역별 인건비와 경쟁 상황, 고객 확보 비용에 따라 사업의 수익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낮은 진입장벽은 장점이지만 경쟁업체도 쉽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거창한 기술이 없어도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한다면 사업으로 성장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창업 방식을 스웨티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땀을 흘리며 직접 몸을 움직이는 사업을 뜻합니다. 잔디 관리와 세차, 이삿짐 운반, 청소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생활 속에서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미래의 일자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부 업무는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을 방문해 몸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현장 서비스가 인공지능이나 기계로 절대 대체될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작업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편리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개똥으로 연 79억원 버는 회사 - 티타임즈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만 미래 산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미용과 돌봄, 산책 대행처럼 과거에는 개인이 직접 해결하던 일을 전문 서비스에 맡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사업 모델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성공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미국은 단독주택과 개인 마당을 중심으로 배설물 수거 수요가 형성될 수 있지만, 국내는 아파트와 공동주택 비중이 높아 주거환경과 서비스 이용 방식이 다릅니다.

 

따라서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더라도 국내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실제 지불 의사, 공동주택의 관리 규정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美 개똥 치워 120억 매출 수거업 급성장 : 국제 : 재경일보

 

무엇보다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창업 아이디어가 반드시 새롭고 복잡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나 불편하다고 느끼지만 직접 해결하기 귀찮아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꾸준히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남들이 피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할 거리가 많은 뉴스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꺼려지는 노동이지만,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고 불편을 해결한다는 가치를 더하자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창업이 주목받겠지만, 우리 주변의 작고 반복적인 불편을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 역시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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