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는 것은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장애 아동 10명 중 9명 이상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단순히 시설 이용률이 낮다는 사실을 넘어, 장애 아동의 교육과 돌봄 환경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결과입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간한 2026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장애 아동의 어린이집 미이용률은 90.4%, 유치원 미이용률은 91.9%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집 이용률은 9.6%, 유치원 이용률은 8.1%에 불과했습니다.
장애 아동에게 필요한 교육과 돌봄의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영유아의 어린이집 이용률이 55.3%, 유치원 이용률이 26.5%로 조사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합니다. 다만 두 통계의 조사 대상과 연령 구성 등이 완전히 같은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어 단순 비교만으로 모든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장애 아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이유도 다양할 것입니다. 가정에서 돌봄을 선택했을 수도 있고, 건강이나 발달 상태에 따라 다른 지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보내고 싶어도 가까운 곳에 적절한 시설이 없거나 입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선택하지 않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분명히 구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은 2023년 172곳에서 2025년 177곳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176곳으로 한 곳 줄었습니다.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은 1,718곳에서 1,830곳으로 늘었지만 실제 이용하는 장애 아동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시설 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이용 기회가 반드시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지역별 접근성이나 전문 인력, 실제 수용 가능 인원까지 함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특히 거주 지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크게 달라진다면 장애 아동과 보호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차별 경험입니다. 장애 아동 또는 보호자의 32.4%가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입학·전학 과정에서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전학 과정에서도 34.3%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학교생활 중 또래에게 차별받았다는 응답은 53.3%, 교사에게 차별받았다는 응답도 21.0%였습니다. 교육기관에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그 안에서 존중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장애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시설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만이 아닙니다. 적절한 지원을 받으면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충과 시설 접근성 개선뿐 아니라 교사 교육, 또래 아동의 장애 이해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통합교육은 장애 아동을 같은 공간에 배치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체 아동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장애 아동 수는 2017년 이후 증가 추세라고 합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돌봄과 교육 지원도 더욱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어떤 아이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배움과 교류의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보호자 역시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 과정에서 차별이나 과도한 부담을 겪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시설 숫자보다 장애 아동과 가족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교육과 돌봄의 접근성입니다. 이번 통계가 현장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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