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군에게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저질러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육군 남성 대위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부산지법 행정1-2부는 대위 A씨가 제53보병사단장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A씨는 부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여군 중위에게 "그날이야? 여자들 마법", "주말에 관사에서 잤냐" 등의 성희롱성 발언과 욕설을 하고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동료 진술의 일치성을 근거로 신빙성을 인정했으며, 군대 내 인권 보호와 군 기강 확립이라는 공익을 고려할 때 정직 3개월 징계는 정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지휘관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부하 직원에게 던진 언행 수준을 보면 정말 한숨부터 나옵니다. 속이 쓰리다는 부하에게 "그날이냐"느니, 주말에 어디서 잤냐느니 묻는 게 도대체 상식적인 지휘관의 대화법인지 묻고 싶네요. 그것도 엄연히 계급과 지휘 체계가 명확한 군대 안에서 말입니다.
본인은 재판에 가서 발언 취지가 와전됐다, 욕설은 안 했다, 심지어 정직 3개월은 너무 과하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하더라구요. 참 전형적인 방어 논리 아닙니까. 자기가 한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성적 굴욕감과 모욕을 줬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기 계급과 커리어에 빨간 줄 그어지는 것만 억울하다는 거죠.
하지만 법원 판단은 아주 단호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직접 겪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었고,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의 증언과도 정확히 일치했거든요. 군대는 상명하복이 철저한 공간입니다. 부하 직원이 상급자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신체 접촉을 거절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구조인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저런 행동을 함부로 못 하죠. 전투복 지퍼를 고쳐주겠다며 손을 대는 행동이 과연 단순한 호의였을까요?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중압감과 수치심이었을 겁니다.
이번 판결은 군대 내 기강 확립과 인권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가 가해자의 개인적 불이익보다 훨씬 무겁다는 걸 명확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가 큽니다. 지휘관의 권위는 계급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부하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모범을 보일 때 세워지는 법입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군 조직 내부의 그릇된 언행에 엄중한 경종이 울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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