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요약>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에 접수되는 가정폭력 신고가 평소보다 약 1.5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가정폭력 신고는 약 793건이었으나 추석 연휴에는 하루 평균 1,145건으로 44% 이상 급증했고, 연도별로도 매년 40~60% 이상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평소 자주 만나지 않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오랫동안 누적된 재산이나 간병, 상속 문제 같은 sensitive한 갈등이 한꺼번에 표출되는 점을 주원인으로 짚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명절 종합치안대책을 통해 관계성 범죄 점검과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관점 및 논평>
명절만 지나고 나면 뉴스에서 이런 씁쓸한 소식이 들려오니 마음이 한없이 참담해지네요. 풍성하고 따뜻해야 할 명절날에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고성이 오가고 급기야 경찰차까지 출동한다는 게 참 남 일 같지 않게 답답합니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반가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식탁을 같이 둘러앉았을 텐데, 어쩌다 서로 가슴에 칼을 겨누는 지경까지 가는지 모를 일이지요.
사실 저도 살아가면서 명절 때마다 겪는 그 특유의 미묘한 공기와 긴장감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평소에는 서로 각자 바쁘게 살다가 명절이라는 이유로 모이면 처음 한두 시간이야 반갑게 인사를 나누죠.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은근슬쩍 남과 비교하는 대화가 나오고, 그동안 말 못 하고 가슴 속에 꾹꾹 눌러 담아뒀던 서운함이나 앙금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재산 분배 문제나 편찮으신 분 간병 문제 같은 예민한 현실적 주제가 식사 자리에 올라오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의 골이 순식간에 터져 버리더라고요.
게다가 명절에 빠지지 않는 게 술이잖아요. 오랜만에 모였다고 약주 한두 잔 들어가다 보면 처음에는 웃으며 시작했던 대화도 점점 말투가 거칠어지고 소리가 높아지곤 합니다. 안 그래도 마음속에 응어리가 남아있는데 술기운까지 더해지니 평소 같으면 그냥 허허 웃으며 넘어갈 일도 괜히 트집으로 들리고, 급기야 상처 주는 악한 말들이 거침없이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겠지요. 가깝다는 이유로 선을 넘는 말을 쉽게 던지다 보니 상대방은 극심한 배신감과 상처를 입게 되고, 그게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큰 싸움으로 번지는 과정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가 명절에 모이는 이유를 다시 한번 가만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지친 삶을 다독여주고 따뜻한 밥 한 한 끼 나눠 먹으면서 정을 나누자고 모이는 자리인데, 왜 서로의 상처를 건드리고 가슴에 못을 박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오랫동안 묵혀둔 갈등이나 해결하기 힘든 돈 문제는 명절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당장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게 결코 아니잖아요. 그런 무거운 이야기일수록 서로 기분이 좋을 때나 차분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따로 마련해서 지혜롭게 풀어가야 맞는데, 기쁜 날 굳이 꺼내어 판을 깨버리는 건 서로에게 너무나 큰 불행입니다.
이번 뉴스에서도 나오듯이 한 번 언성이 높아지면 서로 화를 참지 못하고 맞신고를 하거나 흉기까지 들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해요. 모처럼 오랜만에 모인 자리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고 오랜 시간 쌓아온 인연마저 단칼에 끊어져 버린다면 그보다 허망하고 슬픈 일이 어디 있겠어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끼는 거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적당한 거리감과 배려가 반드시 필요한 법입니다. 가까울수록 말을 더 조심해야 하고, 상대방의 아픈 구석을 건드리지 않는 지혜가 꼭 필요하지요.
명절에는 서로에게 욕심이나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그저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다정한 눈빛을 나누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정답 없는 문제로 서로 피를 볼 바에야, 차라리 서로를 위해 과감히 말을 아끼고 침묵하는 편이 훨씬 지혜로울 때가 많으니까요. 다들 마음 한구석에 있는 응어리를 조금씩 내려놓고, 진짜 명절이 주는 그 따스함과 평온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날들이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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