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청년들, 개인의 의지 탓만 할 수 있을까요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청년들, 개인의 의지 탓만 할 수 있을까요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태어난 것 자체를 원망하는 ‘낳음 당했다’는 표현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취업난에 집값 부담, 자산 격차까지 겹치면서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마저 흔들리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미혼 청년 중 결혼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75%에서 2024년 63.1%로 떨어졌습니다. 출산 의향도 같은 기간 감소했다고 하니, 단순히 청년들이 결혼이나 출산에 관심이 없어졌다고만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부모의 경제력이나 타고난 환경이 삶의 기회를 크게 좌우한다는 현실입니다. 누구는 부모가 집을 마련해줘 비교적 쉽게 출발하지만, 누구는 취업 준비 비용과 월세부터 스스로 감당해야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구직 청년들의 월평균 취업 준비 비용은 약 58만원이고, 3년 이상 취업을 준비한 청년은 약 80만원을 지출한다고 합니다. 취업하려면 돈과 시간이 필요한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그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고 AI 도입으로 신입 채용까지 줄어드는 현실도 답답합니다.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구해 생활비를 벌더라도 취업 준비를 병행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만으로 주거비와 미래를 준비하기도 어렵습니다. 청년들에게 노력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경험을 쌓을 기회와 안정적으로 살아갈 기반은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은 어디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사회는 청년들이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나면 쉽게 실패한 사람처럼 평가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해 결혼하고 집을 마련하는 삶만 정상이라고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다른 선택을 한 청년들은 자신의 상황을 사회의 문제보다 개인의 무능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출발선이 다른데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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