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설 속 눈보라를 우리 판소리로 들려준다는 공연 소식이 흥미로워 읽어봤어요.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눈, 눈, 눈이 12월 12일과 13일 오후 4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오른다고 해요. 톨스토이의 단편 주인과 일꾼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 익숙한 전통 형식 안에서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만나는 무대겠죠.
이야기는 숲을 사서 이익을 얻으려는 상인 바실리와 일꾼 니키타가 거센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는 하룻밤을 따라간다고 해요. 인물들이 겪는 위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내용이라고 하죠.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리와 말로 다시 엮었다니, 같은 이야기도 어떤 리듬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것 같아요.
공연 방식도 단출하면서 궁금증을 만들어요. 하나의 서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는 바탕소리 형식이고, 이자람이 여러 인물의 성격과 감정을 혼자 연기한다고 해요. 여기에 고수 이준형의 소리북이 극의 긴장감을 조율한다고 하죠. 그래서 많은 배우나 장치가 등장하는 무대와는 다르게, 목소리의 변화와 북소리에 집중하는 재미를 기대해 볼 만하겠어요. 무대와 조명은 여신동 감독이 맡고 박지혜 연출도 합류했다고 해요.
이번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은 아니에요. 지난해 4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초연했고, 올해 서울예술상 전통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설명이 있었어요. 아직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기사에 나온 구성만으로도 문학과 전통예술이 만나는 방식이 궁금해졌어요. 세계문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에게도 판소리를 통해 작품의 인물과 감정을 만나는 새로운 입구가 될 듯해요. 관람을 생각한다면 공연 날짜와 예매 안내를 먼저 확인해 두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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