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등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초과한 시설이 상당수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지난해 환경안전진단을 받은 어린이 활동공간 10곳 가운데 4곳 이상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기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안전진단을 받은 어린이 활동공간 2,509곳 가운데 1,843곳이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전체의 43.2%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매일 생활하고 뛰어노는 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신체가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주변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환경안전진단은 어린이 활동공간이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충족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번 결과를 보면 시설 유형에 관계없이 여러 곳에서 기준 초과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587곳 가운데 415곳으로 71%가 기준을 초과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유치원은 71곳 중 48곳으로 68%, 초등학교는 352곳 중 233곳으로 66%, 어린이집은 505곳 중 311곳으로 62%였습니다.
놀이시설 역시 982곳 가운데 71곳이 기준을 초과했고, 기타 테마파크 영업소도 12곳 중 6곳에서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기준을 초과한 항목입니다. 가장 많이 발견된 것은 프탈레이트로 725곳에서 기준을 넘었고, 중금속은 476곳, 공기질은 202곳으로 집계됐습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일부 성분은 장기간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내분비계나 생식기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어린이 활동공간에서 관리하는 물질입니다.
아이들은 바닥에 앉아 놀거나 주변 물건을 손으로 만지고 입에 가져가는 행동도 자주 합니다. 따라서 바닥재나 벽지, 놀이시설 등에 사용되는 자재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문제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입니다.
최근 5년 동안 환경안전진단을 받은 어린이 활동공간은 총 6,922곳이었으며, 이 가운데 2,730곳이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전체의 39.4%에 해당합니다.
연도별 기준 초과 시설도 2021년 79곳에서 2022년 249곳, 2023년 373곳, 2024년 945곳, 지난해 1,843곳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환경안전진단을 받은 시설에서 확인된 결과인 만큼 전국 모든 어린이 활동공간의 43.2%가 위험하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진단 대상과 규모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실제 점검 과정에서 많은 시설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안전은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보다 사전에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일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오래된 시설의 바닥재와 벽면 마감재, 놀이기구 등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강화하고 기준을 초과한 시설에는 신속한 개선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시설 운영자에게만 책임을 맡기기보다 안전한 자재로 교체할 수 있도록 예산과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어린이 활동공간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환경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가 단순한 통계 발표로 끝나지 않고 실제 시설 개선과 지속적인 안전 관리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