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개인정보와 각종 재판 자료를 관리하는 법원이 올해 들어 약 24만건에 달하는 해킹 시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를 이미 크게 넘어선 데다 과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에도 내부 보안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4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법원 보안정보 및 이벤트 관리 시스템에서 감지한 해킹 시도는 총 23만9,145건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인 14만1,528건보다 약 1.7배 많은 수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만1,205건과 비교하면 약 2.4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아직 올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난해 전체 기록을 크게 넘어섰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무려 4만8,263건의 해킹 시도가 감지됐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5월 3만9,915건, 6월 3만4,183건, 8월 3만576건을 기록하는 등 특정 시기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월별 해킹 시도가 대부분 2만건을 넘지 않았지만, 올해는 1월을 제외하고 매달 2만건 이상 발생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물론 해킹 시도가 감지됐다는 사실이 실제 시스템 침입이나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법원처럼 민감한 정보를 대규모로 보유한 기관을 대상으로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법원에는 재판 당사자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뿐 아니라 사건에 따라 금융정보와 가족관계,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민감한 자료까지 보관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다면 단순한 개인정보 침해를 넘어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부분은 법원이 이미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6월부터 2023년 1월 사이 발생한 해킹 사고로 약 1만8,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실시된 자체 감사에서는 당시 사고와 관련한 내부 관계자들의 보안 관리 부실이 지적됐음에도 실제 징계 조치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서울고법 전산정보관리국장 등 3명은 불문 처리됐고, 5명은 엄중 훈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퇴직한 2명은 처분이 불가능한 것으로 분류됐다고 합니다.
이런 결과를 보면 보안 사고 이후 책임 소재를 얼마나 철저하게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버 보안은 사고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것보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법원처럼 국민의 권리와 직접 연결되는 정보를 관리하는 기관이라면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킹 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기존 보안 시스템에만 의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외부 침입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기술은 물론이고 내부 접근 권한 관리와 정기적인 보안 점검,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체계까지 함께 강화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입니다. 법원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인 만큼 정보 보호에서도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해킹 시도 급증을 단순한 통계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존 보안 체계의 취약점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반복되는 공격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과거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실제로 개선됐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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