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라고요 2026년 딸의 완장이 던진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

완장 찬 장녀의 사진 한 장
검은 상복을 입고 왼팔에 완장을 찬 여성의 사진이 SNS에 올라왔어요
사진을 올린 사람은 딸 3명을 키우고 있는 여성 A씨예요
A씨는 3자매 가운데 장녀예요
어머니의 장례에서 상주를 맡았어요
게시글이 올라온 날은 지난 5일이에요
10일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이 이야기가 크게 퍼졌어요
사연의 핵심은 단순해요
장례를 치르는 내내 장례지도사 등으로부터 원래 상주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는 거예요
A씨는 2026년에 여자 상주가 뭐가 어떠냐고 되물었어요
그런 이야기는 저에게 하실 필요가 없다고 분명하게 전했어요
그리고 끝까지 상주 자리를 지켰어요
가장 슬퍼해도 되는 순간에 자격부터 증명해야 했던 셈이에요
많은 사람이 이 대목에서 걸음을 멈췄어요
어머니를 보내는 자리에서 딸이 설명을 해야 했다는 사실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에게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바로 어제 겪은 일이에요
그 간극이 이번 논쟁의 출발점이에요
사진 속 완장은 천 한 조각에 불과해요
그런데 그 천 한 조각이 가족 안에서 누가 중심에 서는지를 알려주는 상징이 되어 왔어요
그래서 A씨의 사진은 한 사람의 장례 후기를 넘어 사회가 오래 묻어 둔 질문처럼 읽혀요

 

 

상주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라고요 2026년 딸의 완장이 던진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

원래라는 말의 묵직한 힘
원래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힘이 세요
이유를 묻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말이에요
누가 언제 정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정답처럼 들려요
장례식장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낯선 공간이에요
평생 몇 번 가 보지 않는 곳이에요
유족은 경황이 없어요
그래서 전문가의 안내가 곧 규칙처럼 받아들여져요
장례지도사는 절차를 안내하는 사람이에요
그분이 원래 그렇다고 하면 반박하기가 쉽지 않아요
곁에 어른들까지 있으면 더 어려워져요
A씨가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어요
한 번의 말실수가 아니라 습관처럼 굳은 안내 방식일 가능성을 보여 주기 때문이에요
물론 모든 장례지도사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이번 사연 속 한 분의 태도만으로 업계 전체를 평가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아요
다만 이런 말이 지금도 현장에서 오간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워요
댓글 반응도 둘로 나뉘었어요
그 상조회사가 어디냐고 묻는 반응이 있었어요
장례지도사를 잘못 만난 것 같다며 위로하는 반응도 있었어요
개인의 문제로 보는 시선과 구조의 문제로 보는 시선이 함께 나온 셈이에요
저는 두 시선이 모두 일부 맞다고 생각해요
사람도 바뀌어야 하고 안내 방식도 바뀌어야 해요

 

 

나도 겪었다 이어진 고백들
A씨의 글 아래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줄줄이 이어졌어요
공감 표현이 많았지만 단순한 위로에 그치지 않았어요
각자의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장면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는 분위기였어요
이런 이야기가 한꺼번에 나온다는 건 의미가 커요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뜻이니까요
온라인 공간의 장점이 이럴 때 드러나요
혼자 삼키던 불편함이 여러 사람의 경험과 만나면 이름을 얻어요
이름을 얻은 불편함은 더 이상 예민함이 아니게 돼요
사회적 문제로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되는 거예요
반응 가운데는 응원도 많았어요
아들이든 딸이든 자식이 하면 된다는 말이 눈에 띄었어요
허례허식을 버리고 마음을 다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남자만 상주해야 한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이라는 반응도 나왔어요
사위도 있고 손주도 있는 집안이었지만 장녀가 당연하게 상주를 맡았다는 경험담도 있었어요
이런 사례는 이미 달라진 가정이 적지 않다는 걸 보여 줘요
변화는 이미 시작됐지만 속도가 집마다 다른 거예요
어떤 집은 자연스럽게 지나가요
어떤 집은 장례식 내내 설득과 갈등을 치러야 해요
그 차이를 가르는 건 가족의 합의와 현장의 분위기예요
법이나 제도가 아니라 눈치와 관행이 결과를 정하고 있는 셈이에요

 

상주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라고요 2026년 딸의 완장이 던진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

군 휴가 나온 사촌 그리고 낯선 당숙
이번 논쟁에서 가장 아프게 읽힌 사연은 두 가지예요
첫째는 집안의 외동딸이라고 밝힌 분의 이야기예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친인척 중에 남자 형제가 없느냐고 물었다고 해요
결국 끝까지 완장을 받지 못했어요
군 휴가를 나온 사촌 동생이 상주를 맡았어요
어머니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내는 사람이 딸인데 자리는 다른 사람이 채운 거예요
둘째는 한 남성 누리꾼의 이야기예요
친척 중에 남자가 없다는 이유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당숙의 장례식에 불려 갔다고 해요
최선을 다했지만 상주를 맡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고 전했어요
두 사연은 같은 원칙의 앞면과 뒷면이에요
가까운 딸은 밀려나고 먼 남자가 불려 와요
고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성별이 맞는 사람이 앞에 서요
이 구조에서는 불편한 사람이 한 명이 아니에요
딸은 자리를 잃어 서운해요
사촌은 준비 없이 책임을 떠안아 당황해요
남성 누리꾼처럼 얼굴도 모르는 고인을 위해 불려 온 사람은 어색해요
정작 고인을 애도하는 마음은 뒤로 밀려나요
그래서 저는 이 문제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성에게도 원치 않는 역할을 강요하는 관행이기도 해요

 

 

바지 정장이 불러온 날 선 시선
복장 이야기도 크게 공감을 얻었어요
한 누리꾼은 주변 어른들이 말렸는데도 여성 상복 대신 바지 정장을 입었다고 해요
장례식 내내 바지를 입은 여자 상주로서 날 선 시선을 견뎌야 했다고 전했어요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건 옷의 종류가 아니에요
옷을 통해 역할을 구분하는 방식이 문제예요
같은 상주인데 입는 옷과 서는 자리가 다르다면 그건 역할 분담이 아니라 위계에 가까워요
상복은 원래 슬픔을 드러내는 옷이에요
애도의 마음을 단정하게 표현하는 도구예요
그런데 그 옷이 성별 규범을 확인하는 시험대처럼 쓰이는 순간 본래 뜻이 흐려져요
조문객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조문하러 온 사람이 상주의 바지를 평가하고 있다면 장례식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돌아봐야 해요
조용히 마음을 전하는 자리에서 외모를 살피는 눈이 먼저 움직이는 거예요
상주가 되는 사람은 이미 충분히 지쳐 있어요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끼니도 거르기 쉬워요
그 와중에 복장 문제로 눈총을 받는다면 슬픔 위에 부담이 하나 더 얹히는 거예요
저는 복장 기준이 단정함과 예의라는 큰 원칙 안에서 느슨해져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치마든 바지든 고인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면 충분해요

 

 

안상주라는 낯선 이름표
몇 해 전 보도에서 소개된 한 상조회사 안내 문구가 있어요
그 안내에는 여자 상주를 안상주로 구분해 두었어요
남자 상주와 서는 위치도 다르게 적혀 있었어요
복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어요
상주를 나타내는 완장은 남자 상주만 차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었어요
이런 내용이 정보라는 이름으로 일반 가정에 전달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와요
처음 장례를 치르는 사람은 그 문서를 그대로 믿기 쉬워요
안내문에 적힌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돼요
한 커뮤니티 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들이 2명 딸이 2명인 집에서 상주 이름에는 아들만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었어요
이건 개인이 겪은 경험담이라 전체를 대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관행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는지 짐작하게 해 줘요
관행은 법이 아니라 서식과 안내문과 습관을 타고 이어져요
호칭 하나 이름표 하나 자리 배치 하나가 모여 틀을 만들어요
그 틀 안에서는 딸이 상주가 되는 일이 예외처럼 보이게 돼요
예외로 취급되는 순간 설명과 양해를 구해야 하는 쪽은 딸이 돼요
저는 바로 이 지점이 가장 바뀌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의식 개혁이 아니어도 돼요
안내문의 표현을 성별이 아닌 역할 중심으로 고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겨요

 

 

60%와 90% 숫자가 보여 준 속마음
장례 문화가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숫자도 참고할 만해요
2020년에 장례 경험이 있는 20대부터 5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어요
상주는 남성이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0%였어요
성별에 따라 역할을 한정하는 현재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응답은 90%에 가까웠어요
숫자만 보면 이미 큰 방향이 정해진 것처럼 보여요
다만 해석은 조심해야 해요
하나의 설문이고 응답자의 구성이나 질문의 세부 문구까지 제가 확인한 건 아니에요
시간도 꽤 지났어요
그래도 방향성을 읽는 데에는 충분히 의미가 있어요
60%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건 40%는 동의했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 40%를 무시하면 안 돼요
이분들에게 상주의 성별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고인과 집안에 대한 예의라는 감각일 수 있어요
그 감각이 어떤 경험에서 왔는지 들어 보는 일도 필요해요
한편 90%에 가까운 변화 요구는 훨씬 선명해요
역할을 성별로 정하는 방식을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압도적이라는 신호예요
이 격차는 흥미로워요
상주는 남자여야 한다고 믿지는 않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요
생각과 행동 사이에 간극이 있는 거예요
그 간극을 메우는 건 결국 용기와 사전 준비예요

 

상주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라고요 2026년 딸의 완장이 던진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

장례지도사의 자리에서 본 풍경
이 논쟁에서 장례지도사를 악역으로만 그리는 건 균형이 맞지 않아요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각자 사정이 있어요
몇 해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8년 차 여성 장례지도사의 이야기가 떠올라요
그분은 29세였고 상담부터 입관 그리고 화장까지 전 과정을 돕는 일을 한다고 소개했어요
일하다 보면 소수의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는 일이 많다고 털어놨어요
제사 절차를 안내하러 갔을 때 상에 손을 대지 못하게 막는 유족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어요
축문을 읽을 때 혼자만 무릎을 꿇고 다른 사람들은 서 있었던 날도 이야기했어요
그날 처음 울었다고 했어요
여자가 장례지도사를 하면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고 했어요
아가씨나 도우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어요
이 이야기는 이번 사연과 겹쳐 보여요
유족 중 딸이 상주가 되는 일이 어색한 현장은 여성 장례지도사가 일하기에도 어색한 현장이에요
같은 편견이 양쪽을 동시에 누르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장례지도사 개인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봐요
업계 안에서도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안내 기준이 필요해요
교육과 매뉴얼에 이런 사례를 넣고 유족의 선택을 우선하라는 원칙을 분명히 적는 일이 중요해요
선택은 유족이 하고 장례지도사는 그 선택을 돕는 역할이라는 기본을 다시 세워야 해요

 

 

처음이 아니었던 장면들
딸이 상주를 맡았다는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2021년에는 한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이 언니의 장례에서 상주를 맡았다는 이야기가 알려졌어요
여자는 상주를 못 한다는 말에 저는 여자가 아니라고 응수했더니 양복과 완장이 건네졌다고 해요
웃음이 나오지만 씁쓸한 장면이에요
같은 보도에는 아버지의 장례에서 딸이 상주를 맡은 사례도 나왔어요
조문객 중에는 상주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중얼거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칭찬해 주는 분도 많았다고 했어요
돌아가신 분이 살아 계셨어도 딸이 상주를 맡은 것을 더 좋아하셨을 거라는 소감도 전해졌어요
2025년에는 지역 신문 칼럼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그려졌어요
친구 어머님의 장례식장에서 상주는 동생이었고 친구의 누나는 상주 쪽에 서지 못한 채 며느리와 함께 서 있었다는 내용이었어요
아들과 맏사위가 상주를 맡는 것이 전통 풍습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어요
필자는 이런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었어요
몇 해에 걸쳐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점이 오히려 중요해요
변화가 없었다는 뜻일 수도 있고 변화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저는 둘 다라고 생각해요
달라진 집이 늘었고 그만큼 마찰을 겪는 집도 늘었어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는 건 공론화의 과정이에요
조용히 지나가던 문제가 공개적으로 다뤄지는 단계에 들어선 거예요

 

 

법정에서 먼저 바뀐 기준
여기서 법원의 판단을 짚고 넘어갈게요
2008년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기준을 제시했어요
공동상속인들이 먼저 협의하고 협의가 안 되면 장남이 맡고 아들이 없으면 장녀가 맡는다는 내용이었어요
당시에도 소수의견은 있었어요
장자 우선 원칙은 현대 사회에서 합리적인 기준이 될 수 없는 성별과 나이를 잣대로 삼는 것이라는 취지였어요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23년 5월 11일이에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기존 판단을 바꿨어요
공동상속인들이 협의하지 못하면 남녀와 적서를 가리지 않고 망인과 가장 가까운 직계비속 중 최연장자가 우선한다고 판단했어요
장남이나 장손자 같은 남성을 앞세우는 방식은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헌법 정신과 어긋난다고 보았어요
가족생활에서 양성평등을 보장하는 헌법의 취지도 근거로 언급됐어요
이 판결은 유해를 누가 맡느냐를 둘러싼 소송에서 나왔어요
그래서 직접 다룬 주제는 제사주재자예요
그래도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어요
성별만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관습은 더 이상 법의 이름으로 지지받기 어렵다는 거예요
법원이 먼저 기준을 바꿨다는 사실은 일상의 관행에도 시사점을 줘요
제도의 언어가 달라졌는데 장례식장의 언어가 그대로라면 그 차이를 메우는 작업이 필요해요

 

 

판결과 장례식장 사이의 거리
다만 이 대목에서는 조심스럽게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제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상주를 누가 맡아야 하는지를 직접 정해 둔 법 조항이 보이지 않았어요
판결이 다룬 제사주재자와 장례식장에서 맡는 상주 역할은 같은 개념이 아니에요
제사주재자는 제사용 재산이나 유해에 대한 권리와 연결되는 법적 지위예요
상주는 장례 기간에 유족을 대표해 조문객을 맞이하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판결이 곧바로 상주 문제를 정리해 준다고 말하는 건 과한 해석이에요
하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어요
법정에서 장남 우선 원칙이 사라졌는데 장례식장에서만 아들 우선 원칙이 당연한 규칙처럼 남아 있기는 어려워요
사회가 공유하는 기준선이 바뀌면 작은 관행도 조금씩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협의예요
판결도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를 가장 먼저 놓았어요
장례 현장도 마찬가지로 가족이 먼저 이야기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해요
누가 상주를 맡을지 누가 영정을 들지 어떤 옷을 입을지를 가족이 미리 정하면 현장에서 흔들릴 일이 줄어들어요
다시 말해 법원의 방향과 일상의 방향을 잇는 다리는 대화예요
거창한 제도 개편보다 식탁에서 나누는 한마디가 먼저일 수 있어요

상주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라고요 2026년 딸의 완장이 던진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

 

전통이라는 말의 두 얼굴
전통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가볍게 볼 필요는 없어요
장례는 오랜 세월 이어진 의식이에요
의식에는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 주는 힘이 있어요
정해진 순서가 있기에 경황없는 유족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전통을 중시하는 분들의 마음은 존중받아야 해요
그런데 전통이라는 단어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어요
하나는 공동체의 기억을 이어 주는 얼굴이에요
다른 하나는 이미 달라진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얼굴이에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야 할 것과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할 것을 구분하는 일이 필요해요
고인을 정성껏 보내려는 마음은 지켜야 할 핵심이에요
누가 완장을 차는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형식이에요
형식이 마음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본말이 뒤바뀌어요
흥미로운 건 오래된 장례 풍습도 시대마다 모습이 달랐다는 점이에요
지금의 형태가 처음부터 하나로 고정되어 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 지금의 관행만이 유일한 원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최근에는 장례 방식을 유족이 주체적으로 정하는 시도도 소개되고 있어요
한 장례지도사는 상주가 장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꼈다고 말했어요
염습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유족을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시간이 지나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어요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유족의 선택이 있어요

 

 

슬픔 위에 얹힌 피로와 갈등
장례는 보통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결정을 요구해요
장소를 정하고 음식을 정하고 부고를 알리고 조문객을 맞이해야 해요
그 사이에 고인을 보내는 감정을 추스르는 일도 해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상주의 성별 논쟁까지 겹치면 피로가 훨씬 커져요
딸이 상주를 맡겠다고 말하는 순간 친척들의 의견이 갈릴 수 있어요
장례식장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일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많이 써요
슬퍼할 시간이 줄어들어요
유족은 나중에 그때 더 제대로 애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안게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사전 합의가 중요해요
미리 이야기해 두면 갈등이 현장으로 번지지 않아요
어르신 세대에게도 설명할 시간이 생겨요
어르신이 반대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마음은 아니에요
내가 아는 방식이 흔들리는 데서 오는 불안일 수도 있어요
그 불안을 존중하면서도 고인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리를 지킨다는 원칙은 놓치지 말아야 해요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설득이 아니라 이해일 때가 많아요
왜 이 자리가 필요한지 고인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A씨가 짧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방식은 현장에서 효과적일 수 있어요
다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이 가능한 건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대화의 속도와 방법은 달라져야 해요

 

 

상주는 자격이 아니라 마음이에요
저는 상주를 정하는 가장 좋은 기준이 고인과의 관계와 가족의 합의라고 생각해요
성별은 기준이 아니라고 봐요
고인을 오래 돌보았거나 가장 가까이에서 마음을 나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앞에 서는 게 자연스러워요
그 사람이 아들일 수도 있고 딸일 수도 있고 사위나 손주일 수도 있어요
이번 사연에서 A씨는 어려운 선택을 한 게 아니에요
당연한 자리를 당연하게 지켰을 뿐이에요
그런데 그 당연함을 지키기 위해 설명과 단호함이 필요했다는 점이 안타까워요
저는 장례지도사의 말을 두고 개인적으로 서운했을 A씨의 마음에 공감해요
동시에 이 일을 특정 직업군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경계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반대로 유족의 선택을 존중하는 장례지도사도 분명히 많아요
중요한 건 변화의 방향이에요
누가 틀렸는지를 가리는 싸움보다 선택지를 넓히는 일이 더 생산적이에요
아들이 상주를 맡고 싶은 가정은 그렇게 하면 돼요
딸이 맡고 싶은 가정은 그렇게 하면 돼요
공동으로 맡고 싶은 가정은 함께 서면 돼요
모두에게 열린 선택지가 있는 사회가 더 성숙한 사회예요
전통을 지키는 것도 바꾸는 것도 강요가 아니라 선택이 될 때 의미가 생겨요

 

 

지금 바로 해 볼 수 있는 준비들
막상 이런 일이 닥치면 마음의 준비만으로는 부족해요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해요
첫걸음은 가족 대화예요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장례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쉽지 않아요
그래도 한 번쯤 편안한 자리에서 이야기해 두면 큰 도움이 돼요
누가 상주를 맡을지 어떤 방식으로 보내 드릴지를 미리 나누어 보세요
둘째는 상조나 장례식장을 고를 때 사전 문의를 하는 일이에요
딸이 상주를 맡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안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일부 커뮤니티에는 여자 상주에 우호적인 상조를 찾았다는 후기가 올라와 있어요
후기를 참고하되 최종 판단은 직접 상담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해요
셋째는 안내문과 이름 표기를 확인하는 일이에요
상주 명단에 올라가는 이름과 완장 착용 여부를 처음부터 분명하게 요청해 보세요
넷째는 현장에서 흔들릴 때 전할 말을 정해 두는 일이에요
가족이 이미 합의한 내용이라고 차분하게 말하면 충분한 경우가 많아요
다섯째는 담당자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일이에요
불편한 언행이 반복된다면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 측에 정중하게 의견을 전달해 보세요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어요
이 모든 준비가 부담스럽다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챙겨도 좋아요
가족이 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다음 세대에게 남기는 장례 이야기
A씨는 딸 3명을 키우는 엄마예요
그래서 이번 장례가 더 의미 깊게 다가왔을 것 같아요
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머니를 보내는 자리에서 완장을 찬 모습이 하나의 장면으로 남았을 거예요
아이들은 말보다 장면으로 배워요
엄마가 어떻게 서 있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자리를 지켰는지를 오래 기억해요
언젠가 그 아이들이 자기 부모님을 떠나보낼 때 그날의 장면이 기준이 될 수도 있어요
장례 문화는 이렇게 조금씩 달라져요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한 가정의 한 장면이 모여서 바뀌어요
어떤 누리꾼은 장례 문화가 계속 바뀔 것이라고 말했어요
모든 딸이 성차별적인 관습에 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어요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동시에 아들이든 딸이든 사위든 손주든 누구라도 고인을 진심으로 애도하는 사람이 존중받기를 바라요
장례의 본질은 이별이에요
이별을 잘 해내는 방법은 가족마다 달라도 괜찮아요
다만 누구도 슬픔의 한가운데서 자격을 심사받지 않아야 해요
2026년의 장례식장이 그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믿어요
완장 한 장이 던진 질문에 우리 모두가 각자의 답을 천천히 준비해 보면 좋겠어요
그 답이 쌓여 더 따뜻하고 단단한 이별의 문화가 만들어질 거예요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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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뜀뜀#emHg
    여자 상주 남자 상주 그게 뭔 대수라고 참 나
  • 프로필 이미지
    야쟈수#JB5f
    몇 년 지나면 이런 논란도 아예 사라지겠죠
  • 프로필 이미지
    힘들듯듯#bOj5
    시대가 장례도 없어지는 시대인데 상주타령이네요
  • ecmung7
    남자를 상주로 고집하면
    고아였던 부부가 딸만 있는 상태에서 돌아가시면 딸은 없는 남자친구, 남편이라도 만들어서 세워야 하나?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데.
    빈소없는 무박장례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거 같네요
  • 프로필 이미지
    콘센트
    여자도 상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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