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성인 1182명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가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어요
연애 상담이나 데이팅 앱 후기를 보다 보면 늘 따라오는 말이 있어요. 남자는 키 180은 넘어야 한다. 몸이 좋아야 여자한테 인기가 있다. 근육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민다.
이런 이야기들이 마치 검증된 사실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떠돌아다니고 있죠. 그런데 최근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교 NTNU 심리학과의 마리우스 스타방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 이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했어요. 연구팀은 18세에서 60세 사이 노르웨이 성인 1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진화와 인간 행동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에 게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들이 남성의 외모에 대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낮았어요.
이 글에서는 이 연구가 실제로 무엇을 물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를 둘러싼 여러 매체의 보도와 전문가 코멘트, 국내 결혼정보회사 통계와의 비교, 그리고 이 주제를 접한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반응까지 폭넓게 정리해보려고 해요.
연구는 이상형이 아니라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물었어요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질문의 방식이에요. 많은 설문조사들이 가장 원하는 이상형이 무엇인지를 물어요. 키는 몇 cm를 원하는지, 얼굴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같은 질문이죠. 하지만 이번 연구는 방향이 달랐어요.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지능, 성숙도, 성격, 경제력, 가족 지향성, 신체적 매력 등 18개에 달하는 특성 각각에 대해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수준이 어디까지인지를 물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상적으로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 이 선 아래로는 데이트조차 하지 않겠다는 마지노선을 답하게 한 거예요.
이런 방식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이상형과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기준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조사에서 키 크고 잘생긴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답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연애를 시작할 때 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이번 연구가 데이터로 보여준 셈이죠.
체형 기준, 여성 35%는 평균 이하도 괜찮다고 답했어요
먼저 체형에 대한 결과를 살펴볼게요. 여성 응답자의 35%는 평균 이하로 평가되는 체형의 남성과도 데이트할 수 있다고 답했어요. 반대로 좋은 몸매를 최소 조건으로 제시한 여성은 23%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42%는 이 두 기준 사이, 그러니까 평균 정도의 체형이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어요. 숫자를 다시 정리해보면, 전체 여성 응답자 가운데 3명 중 1명 이상은 평균보다 못한 몸매를 가진 남성과도 만날 의향이 있다는 뜻이에요. 반면 반드시 좋은 몸매여야 한다고 못 박은 여성은 4명 중 1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헬스장에서 몇 시간씩 근력 운동을 하고 식단을 관리하는 게 연애에서 절대적인 필수 조건처럼 이야기되는 요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 수치는 꽤 의외로 다가올 수 있어요. 물론 이 결과가 몸매 관리가 전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몸매가 연애의 절대적 진입 장벽은 아니라는 걸 데이터로 보여준 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키 183cm 이상 원한 여성은 겨우 5%였어요
키에 대한 결과는 더 인상적이에요.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파트너의 키가 최소 몇 이상이어야 하는지를 물었는데, 6피트 그러니까 약 183cm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한 여성은 전체의 5%에 불과했어요.
반면 85%의 여성은 5피트 10인치, 약 178cm에도 미치지 못하는 남성과도 데이트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2024년 기준 노르웨이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80.9cm로 알려져 있어요. 이 숫자를 놓고 보면 응답자 대다수가 평균 이하의 키를 가진 남성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셈이 됩니다.
온라인에서 키 180은 넘어야 명함이라도 내민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아다니는 걸 생각하면, 실제 설문 결과와 온라인 여론 사이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물론 특정 소수의 취향이나 특정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여론이 마치 여성 전체의 생각인 것처럼 확대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에요.
한국의 이상적 남편 키는 178.3cm, 5년째 그대로예요
이 대목에서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생겨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24년에 발표한 이상적 배우자상 조사에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25세에서 44세 사이 미혼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는데, 여성들이 답한 이상적인 남편의 키는 178.3cm였어요.
이 수치는 2021년부터 꾸준히 178cm대에 머물러 있다고 해요. 다만 이 조사는 노르웨이 연구와는 성격이 조금 달라요. 노르웨이 연구는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물었지만, 듀오 조사는 희망하는 이상형이 무엇인지를 물은 결과이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두 조사를 나란히 놓고 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이 보여요.
이상형으로 원하는 키와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기준 사이에는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는 점,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흔히 떠도는 극단적인 키 기준과 실제 설문 데이터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에요.
얼굴만큼은 남녀 차이가 확실히 갈렸어요
모든 항목에서 여성의 기준이 낮게 나온 건 아니에요. 얼굴에 대한 기준에서는 남녀 간 차이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어요. 연인의 얼굴이 평균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은 전체의 50%였고,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여성은 35%였습니다.
즉 얼굴에 대해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 결과는 흔히 말하는 남자는 시각적인 존재라는 통념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해요. 다만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어요. 35%라는 수치도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에요. 여성 3명 중 1명은 여전히 평균 이상의 얼굴을 최소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러니까 이 연구의 핵심은 여성이 외모를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체형과 키에 대한 기준은 예상보다 관대했지만 얼굴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으로 더 유지되고 있다는 쪽에 가까워요. 항목마다 온도차가 다르다는 걸 놓치지 않는 게 이 연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 같아요.
연구자 스스로도 예상 밖의 결과라고 밝혔어요
연구를 이끈 스타방 박사는 이번 결과에 대해 여성들의 신체적 매력 기준이 과도해 보이지 않았으며, 일부 기준은 오히려 일반적인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어요. 연구자가 직접 예상보다 기준이 낮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해요.
학계에서 이런 대규모 설문을 진행할 때는 보통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결과 범위를 두고 연구를 설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결과는 그 예상치를 벗어난 부분이 있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특히 체형과 키처럼 흔히 진화심리학에서 이성 선택의 핵심 요소로 꼽히던 항목들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기존에 통용되던 진화심리학적 설명, 그러니까 여성은 생식과 자원 확보 능력을 상징하는 신체적 조건을 중시한다는 식의 단순화된 설명이 현실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성 전문가는 몸보다 유머와 성격이라고 짚었어요
이 연구 결과를 두고 영국의 성 전문가 조지 컬리는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코멘트를 남겼어요. 그는 남성이 반드시 근육질이거나 키가 클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며, 근육질 몸매보다 유머나 성격 등이 상대방에게 더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 통계가 전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대체로 헬스장에서 다져진 몸이 아니거나 키가 크지 않은 남성일수록 성격이 더 좋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취지의 의견을 덧붙였어요. 그러면서 식스팩은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고, 여성들은 자신보다 거울을 더 오래 보는 남성을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설명도 곁들였어요.
데이팅 앱에서 상의를 벗고 근육을 과시하는 프로필 사진이 생각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외모에만 의존할 수 없는 남성일수록 오히려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해석도 함께 나왔는데, 이런 설명들은 일종의 보상 심리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외적인 조건이 절대적이지 않다면, 그 자리를 채우는 건 결국 상대방과 함께 있을 때의 편안함이나 즐거움 같은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죠.
기준이 높을수록 연애가 더 힘들어진다는 결과도 나왔어요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어요. 단순히 기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조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기준이 실제 연애 경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다는 점이에요.
남성의 경우, 외모에 대한 기준이 높을수록 솔로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고 장기적인 연애로 이어질 확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즉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높은 외모 기준을 요구하는 남성일수록 오히려 연애를 시작하기도, 오래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는 뜻이에요. 반면 여성의 경우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어요.
외모 한 가지 항목보다는 지능, 성격, 경제력 등 여러 항목에서 동시에 높은 기준을 요구할수록 진지하고 장기적인 관계로 이어지기보다는 짧은 만남에 그치는 경향이 강해졌어요.
정리하면, 남성에게는 외모 기준 하나가 연애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여성에게는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높을 때 그 영향이 나타난다는 거예요. 이 결과는 단순히 눈이 높다 낮다를 이야기하는 수준을 넘어서, 기준이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반응은 반신반의와 공감으로 갈리고 있어요
일부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연애나 결혼에서 정말 중요한 건 외모보다 성격과 배려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식의 댓글을 남기고 있어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노르웨이라는 특정 국가, 특정 문화권의 결과를 곧바로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의견도 있어요. 실제로 이번 조사가 노르웨이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만큼, 다른 국가나 문화권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매체들도 함께 강조하고 있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이 결과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데이팅 앱에서 형성된 극단적인 외모 지상주의 여론과, 실제 설문에서 드러난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해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말하는 이상형과 실제로 연애를 선택할 때 적용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다는 걸 이번 연구가 보여준 셈이니, 이런 차이 자체가 하나의 흥미로운 관찰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시켜준 연구예요
이번 연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바로 이 결과가 여성은 남성의 외모를 전혀 보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여러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번 연구가 보여준 건 연인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신체적 기준이 일반적인 통념만큼 높지는 않았다는 것이지, 외모라는 요소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거예요. 얼굴에 대한 기준에서 여성의 35%가 여전히 평균 이상을 요구했다는 점만 봐도, 외모가 완전히 무의미한 요소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다만 체형이나 키처럼 흔히 절대적인 기준처럼 여겨지던 항목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 그리고 얼굴을 제외한 다른 조건들이 함께 작용하면서 최종적인 선택이 이뤄진다는 것이 이번 연구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어요.
결국 연애와 관계에서 중요한 건 어느 한 가지 조건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진 전체적인 인상과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연구 결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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