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000만 시대, 'K'에 살고 'K'를 산다] (종합) 下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모두 합하면 20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한국인처럼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는 즉 'K'에 살고(Live), 'K'를 사는(Buy) 등 'K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한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간 가시화된 'K이니셔티브'(주도권)의 핵심 성과가 내수 활력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단순 유행을 넘어 K푸드, K패션·뷰티가 국내에 있는 외국인의 일상에 스며든 과정을 살피고 이들의 발길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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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장품 어떻게 쓰나요?"…K뷰티 루틴 배우러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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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허진영 올리브영 리테일사업본부장 인터뷰

허진영 올리브영 리테일사업본부장은 지난 20일 서울 올리브영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팬데믹 이후부터 굉장히 다국적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K컬처와 K뷰티,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걸 현장에서 체감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중국·일본 관광객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유럽·미주권 고객들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단순 쇼핑보다 '한국의 일상'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뚜렷해졌다고 했다.
허 본부장은 "K뷰티 상품만으로는 외국인 고객들의 니즈를 다 채우기 어렵다"며 "이들은 여행 기간 동안 한국의 일상과 로컬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만 찾아오는 게 아니라 그 지역 전체를 즐기기 위해 오는 것이기 때문에 로컬과 플랫폼을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매장 서비스 체계도 바뀌고 있다. 전국 약 1만2000명의 매장 구성원을 대상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교육을 운영하며 외국인 고객 응대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올리브영은 사내 어학 프로그램인 'G.L.C(Global Language Course)'를 통해 외국인 고객 응대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전형 표현과 상품 카운슬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초급 과정에서는 기본 응대 표현을, 중급 과정에서는 제품 추천과 스킨케어 루틴 큐레이션 등을 중심으로 롤플레잉 교육을 운영한다. 이와함께 피부 진단과 메이크업 서비스, 퍼스널 컬러 분석 등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허 본부장은 "외국인 고객들은 '제품을 어떻게 쓰는지', '루틴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본다"며 "K뷰티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려는 수요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뷰티는 상품만으로 끝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서비스까지 포함해 K뷰티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영은 최근 지방 상권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명동·홍대 정도에 외국인 관광 수요가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경주·부산·여수까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며 "지방 상권 성장률을 보면 인바운드 확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앞으로 K뷰티를 넘어 'K웰니스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추진한다. 허 본부장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려 한다"며 "체험과 콘텐츠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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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아이스크림? 한국 가야겠네"…'경험' 파는 K푸드, 문화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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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최의리 삼양식품 IMX부문장 상무 인터뷰
최의리 삼양식품 IMX부문장 상무는 지난 22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과거 글로벌 진출이 제품 수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경험 수출'의 시대라고 생각한다"며 "관광은 여행만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이 되고 있고 한국을 방문하는 경험 자체가 글로벌 브랜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삼양식품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로 불닭 자체가 한국 여행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과거에는 한국에 왔으니 한 번 먹어보는 음식이었다면 지금은 구매는 기본이고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를 적용해 색다르게 먹는 방식을 시도해보려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삼양식품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흐름에 발맞춰 체험형 공간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명동 본사에서 불닭을 콘셉트로 운영한 '하우스 오브 번'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행사 기간 5일 동안 약 8000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80% 이상이 해외 관광객이었다. 현장 방문객들의 콘텐츠들은 SNS에 수천 건 이상 업로드됐다.
최 상무는 "하우스 오브 번'은 불닭의 화제성과 바이럴을 증폭시키는 브랜드 경험의 거점을 만든다는 관점에 집중해서 기획했다"며 "한국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답했다. 삼양식품은 한국 본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불닭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판매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아울러 '선물 소비' 문화가 글로벌 확산의 주요 통로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 구매한 제품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달하면 '한국에서 가져온 특별한 제품'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진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은 일부 외국인 관광객 특화 리테일 채널에서 불닭 전용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최 상무는 "불닭뿐만 아니라 또 다른 라면 브랜드 '탱글'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제품 사진을 보여주며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관광객 특화 채널에선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 상무는 "앞으로 K푸드는 관광·콘텐츠·리테일·라이프스타일 산업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며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양식품은 제품을 수출하는 회사를 넘어 한국에서 시작된 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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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 최고인데 "결제하다 멘붕"...돈 쓰기도 힘겨운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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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K관광 활성화를 위한 과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 외래관광객조사 4분기 잠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부족하다고 느낀 정보는 '교통정보'(16.1%)였다. 이어 '음식 및 맛집 정보'(13.3%), '지역 축제 및 행사 정보'(11.6%), '금융 정보'(11.0%) 순이었다. 방한 결정 시 고려하는 주요 관광 인프라로 '치안'(42.8%)에 이어 '대중교통/교통'(41.0%)이 꼽힐 만큼 중요도가 높았지만, 정작 입국 전 관련 정보 접근성은 떨어지는 셈이다.
사전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입국 후에도 교통 이용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안보 규제에 따라 구글에 정밀지도 반출을 제한해왔다보니, 외국인들이 주로 활용하는 구글맵에서는 도보 길 찾기 기능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국내 IT(정보통신) 기업이 만든 지도 앱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마저도 내국인 위주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해 단기 체류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
다만 이러한 불편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2월 구글에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조건부 허가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기존 대중교통 중심이던 길 찾기 서비스를 도보와 차량 내비게이션 영역까지 확대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정보' 부족과 맞닿아 있는 결제 인프라 문제는 여전한 과제다. 해당 조사 결과 방한 기간 중 '쇼핑'에 참여했다는 응답은 79.2%에 달했다. 그러나 대형 프랜차이즈나 주요 편의점을 제외한 소규모 영세 식당과 전통시장에서는 애플페이 등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적고, 그나마 설치된 기기의 상당수도 해외 발급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전반적 만족도는 97.8%, 타인 추천 의사는 96.5%에 달해 방한 관광 자체의 매력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질적인 편의를 위해 다국어 앱 생태계 개방과 글로벌 결제 단말기 보급 등 디지털 인프라 전반의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