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진료 기록이 쌓이고 있다면
어느 날 낯선 진료 내역이 내 이름으로 남아 있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가 공개됐어요
자료의 이름은 건강보험증 대여 및 도용 부정수급 적발 현황이에요
기준 기간은 2021년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예요
이 기간에 적발된 사례는 모두 18만 4443건이에요
피해로 결정된 금액은 40억 9100만 원에 달해요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어요
하루에 100건 가까이 적발이 이어진 셈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와닿아요
물론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잡아낸 것만 센 결과예요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정확히 몰라요
건강보험은 우리 모두가 매달 보험료를 모아 운영하는 공동의 곳간이에요
그 곳간에서 누군가 남의 이름으로 몰래 꺼내 쓰고 있었던 거예요
도용이 98% 대여는 고작 4113건
먼저 적발 내용을 유형별로 나눠 볼게요
건강보험증을 대여한 경우와 도용한 경우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대여는 서로 합의를 거친 일이에요
도용은 상대가 모르는 사이에 몰래 쓰는 일이에요
이번 자료에서 대여는 4113건에 그쳤어요
반면 도용은 18만 330건이었어요
전체의 약 98%가 도용이었다는 뜻이에요
금액으로 봐도 비슷해요
도용으로 결정된 금액은 38억 2700만 원이에요
전체 피해액의 약 93%에 해당해요
대여로 결정된 금액은 2억 6400만 원이에요
결국 악의적인 명의도용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에요
예전 기사들을 보면 이런 문제는 주로 가족이나 친인척 지인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었어요
빌려주고 빌려 쓰는 방식이 많았다는 얘기예요
그런데 이번 자료에서는 도용의 비중이 훨씬 크게 나타났어요
물론 합의한 대여는 적발 자체가 더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비율이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그래도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이름을 도둑맞는 일이 이렇게 많다는 점은 분명해요
내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내 기록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대목이에요
38억 원 중 23억 원이 허공으로
더 아픈 대목은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이에요
도용으로 결정된 금액 38억 2700만 원 가운데 공단이 실제로 환수한 돈은 15억 300만 원이에요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23억 2400만 원이에요
징수율은 약 39%예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예요
대여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요
결정 금액 2억 6400만 원 중 2억 1600만 원을 환수했어요
징수율이 약 82%예요
같은 부정수급인데 두 배 넘게 차이가 나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돼요
대여는 빌려준 사람과 빌려 쓴 사람이 서로 드러나기 때문에 추적이 쉬워요
도용은 몰래 쓰고 사라지면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연락이 닿지 않거나 아예 한국을 떠나 버리면 받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요
연도별로 보면 더 놀라워요
2025년 도용 징수율은 약 24%까지 내려갔어요
네 건 중 세 건은 못 받았다는 뜻이에요
2026년은 8월 기준으로 약 35%예요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 많아서 숫자가 달라질 수는 있어요
그래도 최근으로 올수록 환수가 어려워지는 흐름은 쉽게 지나칠 수 없어요
새어 나간 돈은 결국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는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와요
10년 동안 65번 불면증 진료
적발 사례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더 생생해져요
도용 기간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1974년생 여성 이모 씨의 명의가 쓰인 경우예요
도용자는 2012년 9월 5일부터 2022년 10월 24일까지 이 씨의 이름을 사용했어요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이에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불면증 진료를 받는 데 65회나 쓰였어요
피해자는 그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진료가 이어지는 줄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커요
이 사건의 도용 금액은 64만 4510원이에요
다행히 전액 환수가 끝났어요
금액만 보면 크지 않아 보여요
하지만 이 사건이 주는 메시지는 금액보다 기간에 있어요
10년 동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핵심이에요
병원 창구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접수가 되던 시절이 길었기 때문이에요
불면증이라는 진료 내용도 곱씹게 돼요
남의 이름으로 남는 진료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에요
피해자의 건강 이력에 엉뚱한 병명이 올라가는 일이기도 해요
이런 기록이 나중에 보험 가입이나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예전부터 계속 나왔어요
작은 금액이라도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 사례가 보여 줘요
7800만 원 간암 치료 그리고 환수 0원
가장 금액이 컸던 사례는 훨씬 무거운 이야기예요
1980년생 남성 박모 씨의 명의가 도용된 건이에요
도용자는 2020년 5월 28일부터 2023년 11월 4일까지 상급종합병원에서 간암 치료를 받았어요
진료 횟수는 모두 105회예요
이 과정에서 발생한 도용 금액은 7878만 5460원이에요
환수된 금액은 0원이에요
도용자가 불법체류 중 사망하면서 피해액을 받을 길이 완전히 막혀 버렸어요
이 대목에서는 마음이 복잡해져요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절박함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하지만 남의 이름으로 3년 넘게 치료를 받는 동안 정작 이름의 주인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지냈을 거예요
그 돈은 결국 다른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로 메워졌어요
이 사건은 사람의 사정과 제도의 허점이 한꺼번에 얽혀 있어요
개인의 도덕성만 탓하기에는 부족하고 제도만 탓하기에도 부족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상급종합병원에서 100번 넘게 진료가 이어지는 동안 중간에 걸러낼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에요
이런 사례가 다시 생기지 않으려면 입구에서 막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걸 이 사건이 말해 줘요
외국인 1만 259건 징수율 36%대
외국인과 관련된 수치도 함께 공개됐어요
같은 기간 외국인의 건강보험증 대여 및 도용 적발 건수는 1만 259건이에요
결정 금액은 4억 7600만 원이에요
이 가운데 도용은 9076건이고 결정 금액은 4억 900만 원이에요
환수 금액은 1억 4900만 원이에요
징수율은 36%대에 머물렀어요
올해 8월 기준으로는 약 18%까지 떨어졌어요
외국인 도용의 환수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분명해요
출국하면 받아낼 방법이 거의 없고 체류지가 불확실한 경우도 많아요
다만 전체 적발에서 외국인 비중은 건수로 보면 5% 남짓이에요
외국인 문제로만 몰아가는 시선은 조심해야 해요
전체 18만 건 가운데 대부분은 그 밖의 경우에서 나왔으니까요
과거에 나온 기사들을 보면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수급 문제는 오래전부터 반복해서 논란이 됐어요
2020년에는 5년 6개월 동안 외국인의 부정수급액이 316억 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어요
당시에는 환수 비율이 약 52%였어요
숫자를 비교하면 이번 도용 징수율이 얼마나 낮은지 다시 실감이 나요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한 주제예요
12년 전에도 똑같은 기사가 있었다
사실 이 문제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예요
2014년에도 최근 5년간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적발이 약 18만 건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당시 금액은 약 49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약 24억 원을 돌려받지 못해 미환수율이 49%였어요
이번 소식과 숫자가 놀라울 만큼 비슷해요
기간은 5년과 5년 8개월로 거의 같고 건수도 18만 건 안팎이에요
12년이 흘렀는데도 풍경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예요
2015년에는 공단이 종이 건강보험증을 없애고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있었어요
당시 설명으로는 무자격자의 진료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2013년에는 법이 바뀌어 부정사용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게 됐어요
처벌을 강화한 거예요
그런데도 적발 건수는 크게 줄지 않았어요
이전 보도에서는 사후에 적발하는 방식은 행정 비용과 미환수율을 생각하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이용하기 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어요
오랜 시간 같은 해법이 반복해서 제안된 셈이에요
문제를 알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곱씹어 볼 만해요
병원 문턱에 신분증이 등장한 날
변화가 시작된 날은 2024년 5월 20일이에요
이날부터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 제도가 시행됐어요
병원이나 약국은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전에 신분증으로 환자 본인 여부와 자격을 확인해야 해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그리고 모바일 건강보험증이 인정돼요
이를 어기는 요양기관에는 과태료가 부과돼요
이전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말해도 진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그 틈을 노려 타인의 명의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는 일까지 있었어요
예외도 마련됐어요
19세 미만이거나 응급 환자이거나 같은 병원에서 6개월 이내 확인한 기록이 있으면 대상에서 빠져요
중증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분 그리고 처방전으로 약을 사는 경우도 추가 확인 없이 넘어가요
시행 첫날 현장은 꽤 혼란스러웠어요
신분증을 두고 온 어르신들이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내려받느라 한참 애를 먹었어요
신분증이 없으면 일단 진료비를 전액 내고 나중에 확인 절차를 거쳐 돌려받는 방식이라 그냥 돌아가신 분도 있었다고 해요
접수 직원이 시스템에 확인 여부만 체크하는 구조라 임의로 조작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왔어요
제도는 시작됐지만 숨어 있던 숙제도 함께 드러난 날이었어요
제도 이후 숫자가 꺾였을까
그렇다면 본인확인 의무화는 효과가 있었을까요
이번 자료의 연도별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볼게요
도용 결정 건수는 2022년 2만 9424건이었어요
2023년에는 3만 9887건으로 늘었어요
제도가 시행된 2024년에는 2만 7754건으로 내려갔어요
전년보다 약 30% 줄어든 수치예요
숫자로만 보면 분명 눈에 띄는 변화예요
하지만 2025년에는 다시 2만 8357건으로 소폭 올랐어요
2026년은 8월까지 2만 3580건이에요
단순히 12개월로 늘려 계산하면 3만 5000건 안팎이 될 수 있어요
이건 제가 거칠게 계산한 추정치라서 그대로 믿기보다는 참고만 해 주세요
적발은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결정되기 때문에 제도 효과가 한꺼번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요
또 단속이 강해져서 숫자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어요
그래서 한두 해 숫자만으로 성공이나 실패를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적발이 줄었다고 해서 환수가 좋아진 건 아니에요
2025년 징수율이 가장 낮았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줘요
입구 관리가 어느 정도 효과를 냈더라도 돈을 돌려받는 단계는 여전히 취약해요
보험 가입 거절 같은 2차 피해
도용 문제는 돈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과거 공단 관계자가 짚은 대로 질병 내역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 큰 걱정이에요
내 이름으로 엉뚱한 병명이 쌓이면 민간 보험에 가입할 때 제약을 받을 수 있어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도 기존 치료 내역 때문에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쉽게 말해 남이 쓴 기록이 내 건강의 얼굴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특히 앞서 본 불면증 진료 65회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 영향이 얼마나 조용히 오래 이어질지 상상이 돼요
피해자는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자신이 피해자인 줄도 모르기 쉬워요
그래서 이 문제는 보험료를 낸 사람 모두의 문제인 동시에 이름을 도둑맞은 한 사람의 문제이기도 해요
정책을 논의할 때 환수 금액만 이야기하면 반쪽짜리가 될 수 있어요
피해자의 기록을 바로잡고 보호하는 장치가 함께 논의돼야 해요
이건 제 의견이에요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 피해가 훨씬 길게 남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구멍은 어디에 아직 남아 있을까
제 의견으로는 구멍이 크게 세 군데 남아 있다고 봐요
하나는 접수 단계의 확인 방식이에요
직원이 시스템에 확인 표시만 하는 구조라면 형식적인 절차로 흐르기 쉬워요
다른 하나는 환수 단계예요
몰래 쓰고 사라지거나 사망하면 받아낼 방법이 없다는 점이 이번 사례로 확인됐어요
마지막은 취약한 분들에 대한 배려예요
모바일 건강보험증이 낯선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으면 제도 자체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어요
2018년에는 부정하게 급여를 받게 한 사람과 받은 사람을 연대해 징수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적도 있었어요
명의를 빌려준 쪽에도 책임을 묻는 방식이에요
다만 도용에는 피해자가 있으니 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을 지는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요
결국 입구를 단단히 하고 사후 추적을 강화하는 두 갈래 접근이 필요해 보여요
너무 강하게 막으면 정당한 환자가 불편을 겪고 너무 느슨하면 곳간이 새는 딜레마가 있어요
균형을 잡는 일이 가장 어려운 과제예요
앞으로 3년 이렇게 달라질 수 있어요
우선 병원 접수 방식은 점점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커요
신분증 확인의 번거로움을 줄이려면 앱이나 QR코드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니까요
그러면 도용 시도는 줄어들 수 있어요
다만 휴대전화 자체를 빌리거나 훔치는 방식으로 우회하려는 시도는 생길 수 있어요
또 이번 자료가 공개된 만큼 국회에서 환수율 개선과 사후 추적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특히 도용 징수율이 낮다는 점은 정책 논의에서 계속 거론될 거예요
외국인에 관해서는 출입국 정보와 공단 자료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확인하자는 제안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어요
과거에도 비슷한 제안이 여러 번 나왔으니까요
적발 건수는 한동안 3만 건 안팎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봐요
제도 효과와 단속 강화가 서로 상쇄될 수 있어서예요
반면 징수율은 쉽게 오르지 않을 수 있어요
추적이 어려운 구조적 이유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승부처는 병원 문 앞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걸러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내 건강보험 지키는 작은 습관
마지막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 볼게요
병원에 갈 때는 신분증이나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챙기는 습관이 가장 기본이에요
번거로워 보여도 내 이름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부모님 세대가 모바일 앱을 어려워한다면 미리 설치를 도와드리면 좋아요
신분증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는 것도 편리하지만 분실이나 유출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해요
주민등록번호나 건강보험증을 함부로 빌려주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친한 사이라도 마찬가지예요
빌려주는 순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내 진료 기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가끔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자료로 내 진료 내역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기억에 없는 진료가 있다면 공단에 문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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