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4 다수결로 가결…안창호 위원장 표결 참여 안 하고 기권
안 "계엄옹호 아냐…위원장으로서 조직 안정화 위해 의견 안 내기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17차 전원위원회 시작에 앞서 참석 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10.12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의결한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를 폐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10일 해당 안건을 찬성 6명·반대 4명으로 통과시키며 인권위 안팎에서 거센 논란과 후폭풍을 일으킨 지 1년 8개월 만의 일이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열린 제17차 전원위원회에서 '2025년 2월10일자 전원위원회 의결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의결의 건'을 상정해 수정 의결했다.
지난 의결을 폐기하자는 부분은 최종안에서 제외돼, 과거 의결에 대해 반성하고 기관 명의로 사과하자는 내용만 통과됐다.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김민문정 비상임위원 등 6명이 찬성했고, 김학자 상임위원, 강정혜·한석훈·김용직 비상임위원 등 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안창호 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기권했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7차 전원위원회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2026.10.12 superdoo82@yna.co.kr
그간 인권위 안팎에서는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안' 의결을 두고 "인권위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날 회의에서 이숙진 상임위원은 "인권위는 내부로부터는 인권 옹호자로서 자긍심에 손상을 입었다는 자조를, 외부로부터는 '내란옹호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상정된 안건에 대해 "당시 의결이 국가인권기구의 본래 책무에 부합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이를 더 이상 국가인권위원회의 공식 입장으로 유지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기관 의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라미 비상임위원은 과거 결정문이 탄핵에 반대하는 측 견해만을 담고 있다며 "법에 대한 것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측 주장을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됐고, 윤석열을 방어하기 위한 논리를 그대로 사실상 담고 있다는 평가를 피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석훈·강정혜 비상임위원은 지난해 권고는 탄핵심판 국면에서 적법절차를 보장하라는 보편타당한 내용으로, 이를 번복하자는 안건이야말로 정치적이라고 반박했다.
한석훈 비상임위원은 인권위 3∼5급 승진 인사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가 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 등 정치권이 인권위 결정 내용을 문제 삼고 직원들의 인사를 미루는 것이야말로 인권위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안건 의결에 반대했지만, 이날 안건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인 김용직 비상임위원은 "현재 위원회가 과거 의결에 내란 비호라는 범죄적 의미를 부여하고 기관 명의로 사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기관 명의 사과는 헌법상 자기 책임 원칙과 양심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17차 전원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6.10.12 superdoo82@yna.co.kr
안창호 위원장은 두 시간여 격론 끝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기 직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 결정은 계엄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며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한 것에 아쉬움과 진의에 대한 오해와 논란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으로서 조속한 조직 안정화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5명의 위원님들이 제출한 이번 안건에 대해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최새얀 변호사가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안창호 인권위원장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행동은 안창호 위원장이 합의제 기구의 운영 원칙과 직무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사퇴 촉구와 함께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2026.10.12 superdoo82@yna.co.kr
안 위원장은 2024년 9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로 임기를 시작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 의결을 비롯해 그간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퀴어문화축제 불참 등 안 위원장의 행보와 관련해 지속적인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인권위 직원들도 올해 들어 적극 행동에 나섰다.
지난 7월까지 인권위 과장급 간부 6명이 안창호 위원장의 행보를 반대하며 차례로 보직 반납을 선언했고, 사무처 30개 전 부서도 안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며 '릴레이 성명'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에는 시민단체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이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인권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해 왔으며, 자신의 신념에 맞지 않는 사안과 관련해 직원에게 부당 지시를 한 정황이 있다며 직무 유기·직권 남용 등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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