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관 아래 지하 휴게실에서 화재…70대 미화원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머리 위 '배수관' 지나는 휴게실…아파트 미화원 불길에 갇혔다 - 머니투데이

 

아파트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출근한 70대 청소미화원이 지하 휴게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의식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더욱 마음이 무거운 것은 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근로자들이 편히 쉬어야 할 휴게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지하 공간이었을지 모르지만, 청소미화원에게는 옷을 갈아입고 잠시 몸을 쉬게 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공간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 빠져나오기조차 어려운 구조였다는 점에서 여러 의문이 남습니다.

 

지난 29일 오전 7시 53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출근해 지하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70대 청소미화원 A씨는 갑작스럽게 번진 불길과 연기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A씨는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연기가 너무 심해 나갈 수 없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30일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리 위 '배수관' 지나는 휴게실…아파트 미화원 불길에 갇혔다 - 머니투데이

 

살기 위해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끝내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화재는 오전 9시 20분쯤 완전히 진압됐습니다. 이 사고로 A씨가 중상을 입었고, 주민 3명도 연기를 흡입해 다쳤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아파트 관계자는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더니 천장 배관을 감싼 자재가 불에 타 녹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화기를 들고 다시 지하로 내려갔지만 불이 너무 빠르게 번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증언을 보면 화재가 얼마나 급격하게 확산됐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하 공간은 연기가 차오를 경우 시야 확보와 대피가 어려워질 수 있어 더욱 위험합니다.

 

이번 사고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화재의 발생 원인뿐 아니라 왜 청소미화원의 휴게실이 그런 장소에 마련돼 있었느냐는 점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휴게실은 아파트 지하실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휴게실에 도착하려면 천장이 낮아 허리를 숙여야 할 정도의 통로를 지나야 했고, 그 주변에는 배수관이 복잡하게 설치돼 있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휴게실이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근로자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라면 편안하게 앉거나 몸을 쉬게 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긴급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통로가 좁고 천장이 낮으며 각종 배관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지하 공간이라면 평소에도 이용이 불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굉음 1초 뒤 또 '쾅'"…일터 가던 환경미화원 3명 참변

 

휴게실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해서 모두 안전하고 적절한 휴게시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 씁쓸한 것은 같은 아파트에서도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휴게공간에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지상 관리사무소에는 경비원들이 사용하는 별도의 휴게실이 있었지만, 청소미화원들에게는 지하 휴게실 외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직종에 따라 휴게공간이 다르게 마련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고 적절한 환경에서 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차이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파트를 관리하고 청소하는 일은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노동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쉬는 장소가 안전하지 않다면 그동안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시설을 관리해 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지하서 화재 발생…3명 인명피해, 안전점검 추진 < 이슈 < 기사본문 - 서울아파트신문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는 공간을 관리하는 근로자들 역시 안전하게 일하고 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화재에서는 배수관을 감싸고 있던 자재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해당 공간에서는 배수관을 천과 종이 등으로 감싸 휴게공간으로 사용해 왔다고 합니다. 화재 당시 이 자재가 불에 타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원인으로 불이 시작됐는지, 배관을 감싼 자재가 화재 확산과 인명피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특정 자재를 화재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근로자가 머무르는 공간의 천장과 주변에 화재에 취약할 수 있는 자재가 사용됐다면 그 적절성을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그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는 건물의 구조와 시설 관리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해당 휴게실이 애초에 사람이 생활하거나 휴식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공간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국립경국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정태헌 교수는 해당 장소가 건물의 전기·통신선이나 가스관 등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피트 공간이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피트 공간은 건물 설비를 설치하고 관리하기 위해 마련되는 곳으로, 일반적인 생활공간과는 용도가 다릅니다.

 

정 교수는 이러한 공간이 화재 위험이 크고 통풍이 원활하지 않아 질식 우려가 있으므로 주거와 생활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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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머물도록 설계되지 않은 공간을 편의상 휴게실로 사용했다면, 그 자체가 안전관리 측면에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입니다.

 

물론 실제 해당 공간이 법적으로 어떤 용도로 지정돼 있었는지는 조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근로자들이 쉬는 장소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 기준이 충족됐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휴게시설 설치·관리 기준에서는 원칙적으로 천장 높이 2.1m 이상, 바닥면적 6㎡ 이상 등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휴게실의 정확한 크기와 높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법 위반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불법 휴게시설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람이 허리를 숙여야 통과할 수 있는 낮은 통로와 복잡한 배관 구조를 고려하면 안전성과 적절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휴게시설의 기준은 단순히 서류상 조건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가 실제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마련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런 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근로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휴게실 이미지 - Magnific에서 무료 다운로드 (구 Freepik)

 

근로자의 휴식은 남는 공간이 있을 때 제공하는 편의가 아니라, 안전하게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노동환경의 일부입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른 아파트나 사업장의 휴게시설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 창고 한쪽이나 기계실 주변, 환기가 잘되지 않는 구석진 공간을 휴게실로 사용하는 사례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전하지 않은 장소를 계속 사용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오래된 건물에서는 적절한 휴게공간을 새로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설 구조를 변경하려면 비용이 들고 관리 주체 간 협의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비용이나 공간 부족이 근로자의 안전보다 우선될 수는 없습니다.

 

법 개정 4년 지났는데 … 일부 미화원 휴게실 악취·더위 여전 < 보도 < 보도 < 기사본문 - 고대신문

 

적절한 공간이 없다는 사정은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지, 위험한 공간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이영주 교수 역시 피트 공간을 휴게실로 활용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 불법적인 피트 공간 사용을 감독할 권한은 있지만,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내놓았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법과 기준이 마련돼 있더라도 실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이 충분하지 않다면 위험한 환경이 오랫동안 방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휴게시설이 어디에 설치돼 있는지, 비상시 대피가 가능한지, 환기와 소방시설은 적절한지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근로자들이 위험한 환경을 발견했을 때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개선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중요하겠습니다.

 

특히 청소미화원처럼 정해진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근무하는 노동자의 경우, 실제 시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양천구, 환경미화원 노후 휴게실 전면 개선 | 연합뉴스

 

시설 관리의 기준은 관리자의 눈에 문제가 없어 보이는지가 아니라, 그 공간을 매일 이용하는 사람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지에 맞춰져야 합니다.

 

이번 사고에서 또 하나 생각해 볼 부분은 고령 근로자의 안전입니다.

 

피해자는 70대 청소미화원이었습니다.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대피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연령이나 신체적 조건에 따라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천장이 낮고 통로가 복잡한 지하 공간에서는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이동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의 특성과 실제 이용 환경을 고려한 대피 동선과 비상 대응체계가 마련돼 있어야 합니다.

 

화재경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는지, 비상구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연기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가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은 사고 당시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짧은 순간에 얼마나 두려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옷을 갈아입던 평범한 시간이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반지하 미화원 휴게실 땅위로 “이제 쉴 만해요” < 사회·교통·환경 < 뉴스 < 기사본문 - 고양신문

 

누구나 출근한 뒤 무사히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특별한 바람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안전의 문제입니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과 휴게시설의 법적 적합성은 앞으로 조사와 점검을 통해 밝혀져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의 실수 여부만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해당 공간이 휴게실로 사용됐는지, 누가 관리해 왔는지,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까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환경이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위험한 공간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현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 피해자가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함께 다친 주민들의 회복도 기원합니다.

 

이번 사고는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누리는 깨끗한 생활환경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아파트 복도와 계단을 청소하고 공용시설을 관리하는 분들이 정작 자신의 휴식시간에는 위험한 지하 공간에 머물러야 했다면, 그 환경을 더 이상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소장님 최고! 밖이 잘 보이는 2층 휴게실, 호텔 같아요” < 지역사회 < 상생 < 기사본문 - 한국아파트신문

 

누군가의 편안한 일상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터에서는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휴게실은 단순히 잠시 앉아 있는 장소가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근로자가 직종과 나이에 관계없이 안전한 휴게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점검과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아파트 지하의 배관이 복잡한 공간을 청소미화원 휴게실로 사용해 온 이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휴게시설 설치 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아니면 기존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현장 점검과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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