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위안화 강세다. 일반적으로 미국 실질금리가 오르면 자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고, 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면 중국에서는 자본유출과 위안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중국의 낮은 금리는 여전히 자본유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단 평가다. 그런데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2025년 4월 7.35위안 안팎을 고점으로 하락해, 올해 4월에는 6.8위안대로 내려온 데 이어 9월에는 6.695위안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1년 5개월 만에 약 9.8% 절상돼 3년 반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왜 이렇게 강세인가. 전문가들은 첫째, 지난해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꼽는다. 대미 수출은 관세 영향으로 줄었지만 동남아, 유럽, 중남미 등으로 수출시장을 넓혔다. 미·중 금리차는 위안화 약세 요인이지만, 막대한 무역흑자가 이러한 약세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얘기다.
둘째, 미국의 고금리가 반드시 강한 달러 수요를 의미하진 않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금리 급상승은 물가 상승과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장기채 위험 프리미엄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올해 미국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달러 강세가 금리 상승만큼 크게 나타나진 않았고, 이는 위안화 강세를 가능하게 한 여건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 중국 정부의 환율관리도 한몫했다. 중국은 완전한 자유변동환율제가 아니다. 인민은행이 기준환율과 시장 거래 범위를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최근까지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적극 유도하기보다는 지나치게 빠른 절상을 억제해 왔고, 9월 들어서야 이러한 절상 억제 강도를 일부 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최근 위안화 강세라 해서 중국 경제가 미국보다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해선 안 된다. 중국 정부 또한 지나친 위안화 강세가 중국 기업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앞으론 어떻게 될까.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가 위안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미국 자산의 금리 매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가 위안화 가치를 지지하는 가운데, 미국의 높은 장기금리와 추가 긴축 가능성이 추가 절상을 제한하면서 당분간 지금까지의 가파른 위안화 강세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떤가. 원화와 위안화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위안화가 원화보다 강해지면 중국 및 제3국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중국산 원재료와 중간재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는 수입 비용 상승 요인이다. 중국이 여전히 우리의 핵심 교역국인 만큼 미국 금리 못지않게 위안화 흐름을 기업과 정책당국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