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첫날 폭사' 하메네이, 126일 만에 장례 치른다(종합)

이란 당국 "다음달 4일 장례 시작"

'美와 종전 MOU 임박' 관측 속 장례 일정 발표

내달 9일 고향이자 성지 마슈하드에 안장키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애도하는 이란인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 당국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폭사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내달 4일(현지시간)부터 치르기로 했다고 IRIB, IRNA 등 이란 국영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순교자 이맘 무자히드의 피의 승천 기념 본부' 발표에 따르면 내달 4∼5일 수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대사원)에서 시민들이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시신에 작별 인사를 하는 고별식이 먼저 열린다.

이어 6일에는 테헤란에서, 이튿날인 7일에는 시아파 이슬라 성지 곰에서 각각 운구 행렬과 장례식 일정이 이어진다.

최종 장례식은 9일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고향이자 시아파 이슬람 성지인 마슈하드에서 거행되며, 시아파 무슬림이 기리는 이맘 레자의 성지에 시신이 안장될 예정이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에서 '전사'를 의미하는 페르시아어 '무자히드'로 불리기도 한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전쟁 발발 첫날인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족과 함께 사망했다. 숨진 지 126일 만에 공식 장례가 시작되는 셈이다.

이란에서는 아야톨라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7)가 후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테헤란 시내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
[WANA/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야톨라 하메네이 장례 일정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란의 협상 대표단에 참여해온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미국과의 합의가 최종 단계에 들어갔으며,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지도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중재해온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13일 엑스에 "향후 24시간 내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합의문 전자 서명을 곧바로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장례 일정이 시작되는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과 겹친다. 이 행사를 계기로 최고지도자에 선출된 뒤 공개 석상에 전혀 모습을 비치지 않았던 모즈타바가 얼굴을 드러낼지도 주목된다.

이란 당국은 당초 3월에 장례식을 계획했다가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를 연기했고, 대신 사망 40일째인 지난 4월 9일 전국에 걸쳐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연 바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테헤란의 거처에서 86세를 일기로 사망한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37년간 신정체제의 정점에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철권 통치해온 인물이다.

그는 1978년 루홀라 호메이니와 함께 이란 이슬람혁명을 일으켰고, 이듬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뒤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초대 최고지도자인 호메니이가 1989년 사망하자 그의 뒤를 이어 2대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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