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요약]
· 두바이발 텔아비브행 여객기에서 부기장이 비상용 도끼로 기장의 머리를 기습 가격하며 비행기 추락을 시도하는 테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피격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피를 흘리는 극단적인 위기 속에서도 기장은 사투 끝에 조종실 문을 열었고, 탑승 중이던 비번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도움으로 부기장을 제압했습니다.
· 머리와 손에 큰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기장은 첫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 하나로 필사적으로 버텼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털어놓았습니다.
영화 시나리오로 써도 너무 비현실적이라며 지적받을 법한 일이 실제 하늘 위, 그것도 수많은 승객이 타고 있던 여객기 안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사건은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상공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조종간을 잡고 있던 마차르 기장의 등 뒤로, 함께 비행기를 책임져야 할 부기장이 비상용 도끼를 들고 다가와 기장의 뒤통수를 그대로 내리쳤다고 합니다. 마차르 기장은 처음 머리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때 기내 천장 패널이라도 떨어진 줄 알았다고 해요. 하지만 곧이어 흉기를 든 채 달려드는 부기장의 공격이 이어졌고, 피를 막으며 방어하는 과정에서 손에도 심각한 자상을 입었습니다.
기장의 회상에 따르면 뒤통수를 강타당한 순간 시야가 불과 몇 인치 앞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좁아졌고, 온몸에서 피가 쏟아져 내리며 기운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진 소리가 잦아들며 기체가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급강하가 시작됐다고 하니, 그 찰나의 공포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 아비규환 속에서 기장을 버티게 한 건 단 하나, "수많은 승객을 태우고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다"는 처절한 본능과 책임감이었습니다.
의식이 흐려지는 절체절명의 순간, 마차르 기장은 조종실 문 개폐 스위치를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습니다. 마침 기내에는 승객으로 탑승 중이던 또 다른 비번 조종사가 있었고, 그 동료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며 문을 열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겨우 스위치를 눌렀지만 문이 다시 닫혀버리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마침내 외부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조종실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난동을 부리던 부기장은 현장에서 제압되었고, 비번이었던 동료 조종사가 조종간을 이어받아 항공기를 무사히 착륙시키면서 탑승객 전원의 소중한 목숨을 구해냈습니다. 만약 마차르 기장이 도끼에 맞았을 때 그대로 의식을 잃었거나 문을 열지 못했다면, 상공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추락 참사로 이어졌을 겁니다.
인터뷰 사진 속에서 머리와 손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병상에 누워 담담히 당시를 증언하는 기장의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두바이 왕세자가 직접 병실까지 찾아와 그를 위문했다고 하던데, 온몸에 피를 흘리면서도 비행기를 지켜내려 했던 그 초인적인 책임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한편으로는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부기장이 왜 그런 광기 어린 짓을 벌이려 했는지, 조종사 심리 관리 시스템에 얼마나 큰 구멍이 뚫려 있었던 건지 씁쓸함과 분노가 함께 밀려오기도 합니다. 만약 내가 저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이었다면, 아무것도 모른 채 창밖을 바라보다 저세상으로 갈 뻔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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