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동료의 빈자리를 대신 채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별도의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47.8%가 동료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으로 업무량이 늘어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중 70.5%는 추가 업무에 대한 수당이나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3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보상을 경험한 사람이 10명 중 2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육아휴직 자체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도 일정 기간 육아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휴직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직원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실제 직장에서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지난 6월 29일 동아일보 보도에서는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대신하면서 매달 6만 원의 수당을 받고 있다는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또 다른 유통회사 직원은 기존에 13개 점포를 관리하다가 퇴사자와 육아휴직자가 발생하면서 17개 점포를 담당하게 됐다고 합니다.
단순히 업무를 조금 도와주는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다른 사람의 일까지 상당 부분 책임지는 상황입니다.
육아휴직자 대타 수당 쥐꼬리…“휴직 이해하지만 한숨만”[고용 인사이드] - 동아일
여기서 더 생각해 볼 문제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마음 편하게 휴직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7월 직장갑질119 조사에서는 직장인의 46.7%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그 비율이 68.6%까지 올라갔습니다.
휴직을 사용하는 사람은 동료에게 미안해서 눈치를 보고, 남아 있는 직원은 늘어난 업무 때문에 불만을 갖는 구조입니다.
직장인 절반 "육아휴직 자유롭게 못 써…출산휴가도 눈치" - 연합뉴스
그런데 저는 이런 갈등이 결국 회사의 인력 운영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동료가 육아휴직을 간다고 해서 그 사람의 업무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고 회사는 그에 맞춰 인력을 충원하거나 기존 업무를 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회사는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남은 직원들에게 업무를 나눠 맡기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업장에서 대체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규모 사업장은 신규 채용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고, 전문적인 업무는 단기간에 대체할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남은 직원들이 아무런 보상 없이 추가 업무를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정부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나눠 맡은 직원에게 금전적 보상을 지급한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일정 요건에 따라 3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월 최대 60만 원, 3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월 최대 40만 원의 업무분담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이 대체인력을 새로 채용할 경우 정부 지원금과 민간 추가 지원을 합쳐 연간 최대 1,88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업무분담 지원금 제도가 직장에서 적극적으로 안내되고 실제 활용되고 있다는 응답이 12.4%에 불과했습니다.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정부가 단순히 지원금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기업이 실제로 지원금을 신청하고, 업무를 나눠 맡은 직원들에게 합리적인 보상이 돌아가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육아휴직은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만 해당하는 제도입니다.
그렇다면 자녀가 없거나 미혼인 직원들이 반복적으로 다른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만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회사가 직원들의 상황을 고려해 공정하게 업무를 배분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하는 것이 맞겠지요.
결국 육아휴직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휴직하는 사람뿐 아니라 그 빈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처우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육아휴직으로 동료의 업무까지 맡게 된다면 회사가 반드시 추가 수당을 지급하도록 해야 할까요?
아니면 인력 충원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의 업무 분담은 감수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또 업무가 늘어난 직원에게 지급할 수당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공정할지도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동료의 육아휴직 때문에 업무가 늘어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당시 회사에서 어떤 보상을 받으셨는지, 혹은 아무런 보상 없이 일하셨는지도 이야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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