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요약 >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 수는 2만 6,064곳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최고점을 찍었던 2013년(4만 3,770곳) 대비 약 40.5%(1만 7,706곳)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어린이집은 201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매년 1~2천 곳씩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저출생으로 인한 영유아(0~5세) 인구의 급감(2013년 276만여 명 → 지난해 153만여 명, 44.6% 감소)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가정어린이집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중은 늘어나는 구조적 변화도 관찰되었으며, 유치원 역시 2017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거리를 지나다 보면 예전에는 흔히 보이던 알록달록한 어린이집 간판이나 노란색 통학 버스가 부쩍 줄어들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곤 합니다. 이번 보건복지부의 통계 발표를 보니 그 실감 나던 변화가 숫자로 명확히 증명된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불과 12년 사이에 전국 어린이집의 40%가 문을 닫았고, 아이들 인구 자체가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 그 이상의 엄중한 경고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0~5세 영유아 인구의 가파른 감소세입니다. 2013년 277만 명에 달하던 아이들이 지난해 153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으니, 사실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폐업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손님이 없는 가게가 문을 닫듯, 아이가 없는 보육 시설이 운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스러져 가는 것이지요. 특히 아파트 단지나 골목길에서 가장 친숙하게 아이들을 맞아주던 가정어린이집의 비중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점은, 지역 기반의 세심한 돌봄 인프라가 점차 해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보육의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도 있습니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고 시설이 양호한 국공립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요가 그쪽으로 쏠린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전체적인 '파이' 자체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구조조정일 뿐, 아이들이 줄어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다. 국공립이 늘어난다고 해서 폐원 위기에 몰린 민간·가정 보육 인프라의 공백이나, 지방 소도시부터 시작되는 '보육 절벽' 현상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도쇄적인 폐업은 단순히 보육 업계의 경제적 손실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보육 시설이 사라지면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먼 거리까지 아이를 등하원시켜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되고, 이는 곧 젊은 층이 특정 지역을 이탈하거나 아예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집니다. 아이를 낳아도 키울 인프라가 주변에서 하나 둘 disappearing 해가는 환경에서 선뜻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단순히 보육 시설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거나 국공립 비율을 조정하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저출생 문제를 주거, 고용, 양육 환경 전반에 걸친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과정 전체를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어린이집 감소세는 머지않아 초·중·고등학교의 연쇄 폐교와 지역 소멸이라는 더 커다란 위기로 이어질 것이 자명합니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우리 골목길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