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가 요청 무시하자 트럼프, 푸틴과 경유 거래 결정"

美 당국자 "트럼프, 러 정유시설 공격 중단 6차례 요청"

마이애미서 종전·전후재건 등 광범위 논의…美 국무 "교착 지속 땐 확전 위험"

지난 9월 유엔 총회서 양자회담 한 미·우크라 정상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거듭된 요구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무시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공급 거래를 결정했다고 미국 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6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젤렌스키가 상황을 잘못 읽고 있다"며 "정유시설 공격을 계속하면서 지난 6개월간 트럼프와 쌓아온 호의적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달간 러시아 정유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러시아 내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경유 수출을 금지했고, 이는 이란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국제 경유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발전소 공격을 중단하면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미국 내 연료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고 미 당국자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11월에 50만t을, 그 직후엔 100만t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거래가 "공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부당한 선물을 안겨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주요국,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은 이날 미국 마이애미에서 종전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회담 후 엑스(X)에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와의 전쟁을 완화하고 종식할 방안을 건설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회담에서는 종전 이후 미국과 유럽,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안전보장 방안을 구체화하고 영토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도 논의됐다.

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로드맵과 종전 이후 나토와의 관계, 유럽과 러시아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안보 체제 구축 방안도 논의됐다.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윗코프와 쿠슈너는 다음 주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해 종전 구상을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체의 통제권을 요구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도를 거부하고 있어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종전 협상의 교착이 지속되면 자칫 전쟁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교착 상태가 끝나는 또 다른 방식은 확전"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인접한 나토 회원국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이 분쟁에 군사적 해결책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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