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민 변호사 "李대통령에 화났다" 주장…이화영은 "진의와 달라" 진화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 결정…정치적 부담 낮아 '우회로' 활용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징역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 공개적으로 가석방을 주장하면서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인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권한으로 허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이 낮아 과거 정권에서도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에 가석방을 결정한 사례들이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2018∼2020년 평화부지사(정무부지사)를 지낸 인물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서 검찰의 강압적 수사와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구체적으로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1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상반기부터 검찰이 조사실에서 연어와 술을 제공하면서 진술을 회유해왔다고 국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이 같은 이 전 부지사의 증언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조작 기소를 주장하면서 공범으로 제기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추진하는 배경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가 최근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통령에게 화가 많이 났다"며 가석방을 주장하자, 야당은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통령에게 조작 기소라는 논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가석방이란 '청구서'를 내밀었다고 주장한다.

[법무부 제공]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가석방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거진 것은 과거 정권에서도 여러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헌법에 근거를 둔 대통령의 권한으로 형벌의 집행을 면해주는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형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허가해 조건부로 수형자에 대한 남은 형을 집행하지 않는 제도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다는 점에서는 사면과 같은 효과를 내지만, 정권이 짊어지는 정치적 부담은 사면에 비해 가석방이 한결 가볍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가석방과 사면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은 직후부터 정·재계에서 이 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이 회장 사면이 재벌에 대한 특혜라며 반발했고,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사면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가석방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결국 이재용 회장은 2021년 8월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으로 풀려났고, 사면에 의한 복권은 이듬해 8월에야 이뤄졌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법적 부담감이 낮은 덕에 사면을 결정했다간 자칫 여론의 눈총을 받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에서 정부가 가석방을 선택한 사례도 여럿 있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당시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를 형기 만료 2개월 앞두고 가석방했다.
최씨는 땅 매입 과정에서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배우자 정경심씨와 5촌 조카 조범동씨도 각각 가석방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복역 중이던 한상균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가석방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민중총궐기' 당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았다.

(수원=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8일 수원구치소에서 작성한 자필 입장문. 2026.10.8 [김현철 변호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처럼 사면보다는 문턱이 낮은 가석방이지만,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 제도를 통해 풀려날 가능성은 작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법무부 차관)은 지난 8일 법무부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이 전 부지사가 가석방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 가석방 신청도 접수되지 않았다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가석방은 원칙적으로 형기의 3분의 1을 넘긴 수형자 중 법무부가 심사를 거쳐 결정하는데, 이 전 부지사는 이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게 이진수 장관 대행의 설명이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 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받고 4년 넘게 복역해 절반을 채웠지만,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이 추가됐으며 제3자 뇌물 등 다른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부지사 스스로 김광민 변호사의 주장이 자신의 뜻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서면서 가석방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8일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김광민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저의 오랜 수형생활을 지켜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한 모양"이라며 "저의 진의와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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