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이트 개설만해도 처벌…성착취물 삭제 '합법적 해킹' 도입(종합)

돈줄도 죈다…광고게재 금지·운영계좌 거래정지

'도메인셔틀링 자동 탐지' 연구개발…복호화 없이도 트래픽 차단

성평등부·방미통위·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통합대응방안 발표

디지털 성범죄 불법 사이트 통합 대응방안 발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 촬영물 등 유통사이트 심층분석을 통한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영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 원 장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2026.8.20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앞으로 불법촬영물을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유포사이트를 개설하는 것만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불법사이트에 유통되는 성착취물을 삭제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해킹도 가능해진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성범죄는 증가하고 있지만 불법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피해자 신고로 경찰 수사가 이뤄진 불법촬영물 제작·유포 등 디지털성범죄는 총 1만7천716건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4천439건에서 2022년 3천201건, 2023년 2천314건으로 줄었다가 2024년 3천579건, 작년 4천273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또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요청에 불응하는 비율이 2022년 24.4%에서 작년 28.5%로 증가한 가운데, 국내 법망을 회피하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사이트가 대부분이라 이를 제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반복되는 디지털성범죄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과 수사를 강화하기로 관계 당국은 뜻을 모았다.

먼저 현행 형법이 도박을 한 사람뿐 아니라 도박장을 연 사람도 처벌하는 것처럼, 불법사이트를 개설한 사람도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한다.

또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에 20명 규모의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운영총책을 겨냥한 인지수사를 추진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 등 해외기관과 공조를 확대한다.

디지털 성범죄 불법 사이트 통합 대응방안 발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 촬영물 등 유통사이트 심층분석을 통한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영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 원 장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2026.8.20 jeong@yna.co.kr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단서를 수집하고 원본 데이터를 삭제하는 '능동적 방어제도'도 도입된다.

'합법적 해킹'으로도 불리는 능동적 방어제도를 먼저 도입한 영국과 호주는 영장을 발부받은 경우 적시된 목적에 한해 능동적 방어를 허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서버지나 피의자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 영장에 근거해서 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서버 위치가 확인된 경우에는 타국 법집행기관과 협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법사이트의 돈줄을 조이기 위한 제재도 강화된다.

주요 수익원인 광고를 차단할 수 있도록 불법사이트 광고 게재를 금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제도'(EDD)를 통해 불법사이트 운영에 이용된 계좌의 거래 정지를 추진한다.

이외에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협력해 삭제요청에 반복적으로 불응하는 플랫폼사업자를 제재하고, 성평등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직접 접속차단을 요청할 수 있게 하는 긴급 차단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플랫폼사업자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발견하면 삭제하고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차단되고도 1∼2시간 이내에 도메인만 바꿔서 사이트를 재개설하는 '도메인셔틀링'을 자동으로 탐지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도메인이 바뀌었더라도 기존 사이트와 유사성이 높으면 심의 없이도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도 이뤄질 예정이다.

발전하는 트래픽 암호화 기술에 발맞춰 기존의 복호화 기술을 활용해 트래픽을 차단하는 방안 외에 암호화 상태의 트래픽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구조가 있는 한 디지털성범죄가 반복되는 만큼 불법사이트를 무력화하는 방향을 설정했다"며 "한국인 피해가 심각한 사이트는 적극적으로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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