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명 몰린 청년미래적금, 정작 ‘저축 못하는 청년’은 문턱 밖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정부의 청년 자산형성 상품에 200만명이 넘게 몰렸지만 직전연도 신고소득과 자기 납입을 전제로 한 제도 구조상 자산 축적이 가장 절실한 무소득·저축 여력 부족 청년은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국회 분석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7일 발간한 ‘청년 자산형성 지원사업은 취약청년에게 어떤 의미인가?’ 보고서에서 청년층이 다른 연령층보다 적은 자산과 무거운 부채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지만 현행 지원사업은 모두 본인 저축을 전제로 해 취약계층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청년 가구의 재무상태는 자산 규모보다 부채의 질에서 더 취약했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498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 5억6678만원의 55.6%에 그쳤다. 

부동산 보유액은 1억6418만원으로 50대 가구 4억6131만원의 35.6% 수준인 반면 전·월세 보증금은 6648만원으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청년 가구 자산의 상당 부분이 소유 부동산이 아니라 임차보증금 형태로 묶여 있는 셈이다.

평균 부채는 9548만원으로 전체 평균 9534만원과 비슷했지만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금융부채는 8272만원으로 전체 평균 6795만원보다 21.7% 많았다. 금융부채가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6%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30.3%로 전체 평균 16.8%의 약 1.8배였고 금융부채를 저축액으로 나눈 비율은 131.1%였다. 저축보다 금융부채가 많은 연령대는 39세 이하 가구가 유일했다.

연령대별 자산 구성(2025년 3월 기준)

단위: 만원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논점 제2517호 재구성

연령대별 재무건전성 지표 비교

단위: %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논점 제2517호 재구성

 

세대 평균만 보면 청년층 전체가 비슷하게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 격차는 훨씬 컸다. 

보고서가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청년 가구 자산 상위 20%의 평균 순자산은 9억3022만원, 하위 20%는 2301만원으로 40.4배 차이가 났다. 

같은 청년 정책의 대상이라도 부모 지원과 주택 보유 여부 등에 따라 출발선이 크게 다른 만큼 일률적인 저축상품만으로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년가구 내 순자산 양극화(2025년)

단위: 만원 (상위 20% 대비 하위 20% 순자산 격차 40.4배)

 

자료: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나라경제」 2026년 7월호,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논점 제2517호 재구성

 

정부는 2026년 6월22일 청년미래적금을 출시했다.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이 매월 최대 50만원을 3년간 자유롭게 납입하면 정부가 일반형은 납입액의 6%, 우대형은 12%를 기여금으로 지급하고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는 상품이다. 

직전연도 소득 확인이 가능해야 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중소기업 재직자·신규 취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우대형 대상에 포함된다.

정책 수요는 컸다. 가입 신청을 시작한 지 5영업일 만인 6월26일 신청자가 101만2000명을 넘어섰고 7월2일 오후 1시 기준으로는 201만2000명에 도달했다. 

다만 201만2000명은 실제 계좌 개설자가 아니라 가입을 신청한 인원이다. 금융위원회가 안내한 절차는 7월6일부터 24일까지 소득과 우대형 자격을 심사하고, 심사를 통과한 청년이 7월27일부터 8월7일까지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이다. 

최종 가입 규모와 소득구간별 가입 분포는 계좌 개설이 끝나야 확인할 수 있다.

혜택 자체는 기존의 일반 적금보다 크다. 월 50만원을 36개월간 빠짐없이 납입하면 원금은 1800만원이다. 금융위원회는 가입금리가 연 7%라고 가정할 경우 일반형 만기수령액을 2110만원, 우대형을 2227만원으로 계산했다. 금리 8% 가정에서는 각각 2138만원과 2255만원이다. 

금융위가 제시한 일반형 연 13.2% 이상 14.4% 이하, 우대형 연 18.2% 이상 19.4% 이하라는 수치는 실제 적금의 표면금리가 아니라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까지 단리 적금 금리로 환산한 ‘실질 가입효과’다.

문제는 가장 높은 수익효과를 얻으려면 매월 50만원을 3년간 납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대형 가입자가 최대 정부기여금 216만원을 받으려면 자기 돈 1800만원을 먼저 저축해야 한다. 

월 납입액이 줄면 정부기여금도 함께 감소한다. 저소득층에 더 높은 매칭률을 적용하더라도 생활비를 제외하고 저축할 현금 자체가 부족한 청년에게는 최대 혜택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가입 단계에서도 사각지대가 생긴다. 청년미래적금은 2025년 소득 확인이 가능해야 하고 청년내일저축계좌도 월 10만원 이상의 근로·사업소득과 본인 저축을 요구한다. 

직전연도 신고소득이 없는 구직단념·고립은둔 청년이나 장기간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자산이 가장 부족하더라도 제도 진입이 어렵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를 두고 자산형성이 가장 절실한 취약청년이 오히려 제도 밖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도 청년내일저축계좌의 가입 요건으로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와 월 10만원 이상의 근로·사업소득을 명시하고 있다.

가입 이후에도 유지 능력이 정책 효과를 가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율은 2023년 말 8.2%에서 2024년 말 15.9%로 상승했다. 

중도해지하면 약정된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온전히 받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 적금을 해지해야 하는 가입자일수록 지원에서 먼저 이탈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만기 혜택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과 저축 여력을 가진 청년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청년미래적금은 기존 상품보다 일부 유연해졌다. 매월 최대 50만원을 자유롭게 납입하고 특정 달에 납입하지 않아도 계좌 자체는 유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소득요건을 충족한 신청자는 인원 제한 없이 모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납입하지 않은 기간에는 그만큼 원금과 정부기여금이 쌓이지 않는다. 계좌 유지와 실질적인 자산 축적은 다른 문제다.

정책의 잦은 교체도 장기 자산형성이라는 목표와 충돌한다. 청년 대상 대표 상품은 2년 만기의 청년희망적금, 5년 만기의 청년도약계좌, 3년 만기의 청년미래적금으로 바뀌었다. 

청년도약계좌는 2025년 12월 신규 가입을 종료했고 청년미래적금이 후속 상품으로 도입됐다. 상품이 교체될 때마다 만기와 기여금, 가입 요건이 달라져 기존 가입자는 유지와 갈아타기 사이에서 판단해야 했다.

지원체계도 금융위원회의 청년미래적금·청년도약계좌, 보건복지부의 청년내일저축계좌, 고용노동부의 공제사업 등으로 나뉘어 있다. 사업별 근거 법령과 중복가입 제한이 달라 이용자가 자신의 조건에 맞는 제도를 찾아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개별 상품을 계속 신설하기보다 부처별 사업을 이용자 관점에서 정비하고 법적 근거를 통합·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청년 자산 문제는 특정 적금상품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행은 2017년 0.584였던 순자산 지니계수가 2025년 0.625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인 가구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높아졌다. 소득을 모아 자산 사다리에 진입하기 어려운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입법조사처가 제시한 보완 방향은 저소득층일수록 정부 매칭률을 높이는 누진 구조, 실직·질병 때 납입을 중지하거나 일부를 인출할 수 있는 장치, 소득 신고 이력이 없는 청년을 자활사업·직업훈련과 연계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재정 부담을 감안해 지원 대상과 수준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유사 사업을 통폐합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청년미래적금의 200만명 신청은 청년층의 목돈 마련 수요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책의 성패는 신청자 수보다 누가 실제로 계좌를 개설했고, 소득 하위 청년이 얼마나 포함됐으며, 3년 뒤 몇 명이 만기에 도달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자기 돈을 꾸준히 저축할 수 있는 청년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과 저축할 여력조차 없는 청년의 출발선을 끌어올리는 것은 서로 다른 정책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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