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축구의 양대 스타가 한 무대에서 포옹하며 명암의 교체를 알렸다.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는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패배(0-1) 뒤 차세대 간판인 라민 야말(19·스페인)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메시는 당대 최고의 선수이고, 야말은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을 대체할 특급 기대주다.
더욱이 메시와 야말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살의 메시는 소속팀 FC바르셀로나의 자선 행사에 참여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생후 6개월 된 야말을 직접 목욕시켜줬다.
야말은 이후 메시에 이어 바르셀로나팀의 10번을 이어받는 선수로 성장했고, 이날은 스페인 대표팀의 핵심으로 출장해 메시를 상대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 천재의 희비가 갈렸다. 메시는 이날 수비에 치중한 팀 전술에 따라 전방 지역에 고립됐고, 이에 따라 특유의 짧은 거리 주파와 돌파, 킥 능력을 보여줄 수 없었다. 영국의 비비시(BBC)는 “메시가 50여번의 공 터치를 했지만 모두 벌칙구역 바깥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스페인의 수비가 견고했고, 공 점유율의 절대 열세 속에서 메시는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했다. 연장 후반 벌칙구역 정면에서 시도한 슈팅은 상대 미켈 메리노의 머리를 맞고 굴절됐고, 이후 두 차례 시도한 코너킥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반면 야말은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좁은 공간에서 공을 자유자재로 간수하면서 팀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1골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야말의 놀라운 침투 속도와 컨트롤 능력은 매 순간 상대팀에게 위협적이었다.
메시는 이번 대회 8골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10골)에 밀려 득점왕에 오르지 못했다. 또 팀이 준우승에 그치면서 최우수선수(MVP) 상도 스페인의 로드리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아쉬움 탓인지 은메달을 목에 건 메시는 시상식에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지도 모르는 무대와 이별을 고하는 듯했다.
시간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고, 새로운 별은 늘 다시 떠오른다. 19년전 아이 야말은 지금 어른이 됐고, 불혹이 된 메시는 야말의 뒷물결에 의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