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오버행 아닌 배당이 변수

(사진=SGI서울보증보험 제공)
(사진=SGI서울보증보험 제공)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을 둘러싼 투자 논리가 단순 고배당주에서 구조적 주주환원 스토리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은 현재 서울보증보험을 ‘배당 성장 없는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구조와 전세보증 손해율 정상화 흐름을 감안하면 오히려 배당 확대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증권은 11일 서울보증보험에 대해 목표주가 5만6000원을 제시했다. 11일 종가 기준 주가 4만4600원 수준은 배당이 영구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반영한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배당이 연평균 1~3% 수준으로만 성장해도 적정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용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 영구성장률이 3.2%까지 높아질 경우 적정 주가는 8만7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약 83%의 상승여력이 생긴다"고 짚었다.

이러한 투자 논리의 핵심은 이익 성장보다 자본 배분 구조에 있다.

일반 금융회사는 이익이 늘어나면 대출 확대, 신사업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 투자에 자본을 재투입한다. 

그러나 서울보증보험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 유일 전업 보증보험사로 이미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보증보험 시장 자체도 성숙 단계에 진입해 있다. 

은행처럼 대출을 늘리거나 증권사처럼 해외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결국 이익이 증가할 경우 선택지는 자본 축적 또는 주주환원으로 압축된다. 이 때문에 서울보증보험은 성장주보다는 배당주 성격이 강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대주주인 예보의 존재가 일반 기업과 다른 구조를 만든다.

현재 예보는 서울보증보험 지분 79.6%를 보유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가운데 약 4조7700억원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보유는 향후 매각 가능성 때문에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오히려 반대 논리가 제기된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예보가 보유 지분을 매각해도 미회수 공적자금을 충분히 회수하기 어렵다. 

주가가 현재보다 크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 지분 매각을 통한 회수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면 배당은 즉각적인 현금 회수가 가능하다.

결국 예보 입장에서는 지분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배당을 받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이는 소액주주와 예보 모두가 배당 확대를 선호하는 구조를 형성한다는 의미다.

실제 서울보증보험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최소 2000억원 배당 정책을 제시한 상태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도 약 6%대 중반 수준으로 평가된다.

배당 여력 역시 개선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실적을 압박했던 전세보증 손해율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급등했던 주택부동산보증 손해율은 최근 들어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다. 

전체 원수경과손해율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고, 증권가는 올해 보험손익과 순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3~2025년 서울보증보험의 이익을 짓눌렀던 핵심 요인은 전세보증사고였다. 역전세 심화로 주택부동산보증 경과위험손해율이 150%를 웃도는 구간도 있었다. 

올해 1분기(1Q26) 기준 전체 원수경과손해율은 53.0%로 전년 동기 대비 31.8%p 급감했다. 다만 이 수치에는 정산보험료 약 850억원이라는 일시적 요인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한 경상 손해율은 62.4%로, 그래도 전년 대비 22.4%p 낮아졌다. 

부동산 가격 반등에 따른 역전세 부담 완화가 구조적 흐름이라는 게 증권가 판단이지만, 이행보증·매출채권보증 등 주력 상품의 손해율 개선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iM증권은 2026년 전체 원수경과손해율을 61.2%로 전망하며, 이는 직전 고점인 2024년 74.7%와 비교해 13.5%p 낮은 수준이다. 

보험손익은 3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9% 개선되고, 연간 순이익은 3152억원(+19.3%)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최근 손해율 개선에는 정산보험료 등 일회성 요인이 일부 반영돼 있다. 

또한 서울보증보험의 본질은 일반 손해보험사가 아니라 사실상 신용위험을 다루는 금융기관에 가깝다. 경기 침체나 부동산 시장 악화가 발생하면 보증사고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정책 역시 장기적으로는 변수다. 향후 정부가 배당 대신 지분 매각을 통한 회수에 무게를 둘 경우 현재의 투자 논리가 흔들릴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 배당총액 및 배당성향 추이

(단위: 십억원, %)

배당총액(십억원, 좌) 배당성향(%, 우)
배당총액: 2015년 414십억원, 2020년 99십억원, 2025년 200십억원. 배당성향: 2015년 82%, 2024년 95%, 2025년 76%.

자료: 서울보증보험, iM증권 리서치본부

서울보증보험 원수경과손해율 추이

(단위: %)

원수경과손해율
원수경과손해율: 2021년 32% 저점, 2024년 74.7% 고점, 2026년 1분기 53.0%.

자료: 서울보증보험, iM증권 리서치본부 / 주: 2026E는 iM증권 추정치(61.2%)

 

결국 서울보증보험 투자 포인트는 순이익 성장 자체보다 배당 지속 가능성에 있다. 

시장은 현재 이 회사를 ‘배당 성장률 0%’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독점 사업 구조와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필요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주주환원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재평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보증업을 영위하는 기관은 약 80곳에 달하지만, 전업 보증보험사는 서울보증보험이 유일하다. 과거 대한보증보험·한국보증보험 두 회사가 사업을 영위했으나 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 연쇄 부도로 회사채 보증에서 부실이 급격히 확대되며 공적자금 투입 후 한 회사로 통합됐다. 

이후 독점 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전체 보증시장 내 보증잔액 기준 점유율은 2025년 기준 23.9%, 민간 보증시장만 놓으면 55%에 달한다.

취급 상품도 이행보증, 매출채권보증, 금융보증, 주택부동산보증 등으로 다각화돼 있어 특정 업종에 편중된 여타 보증기관과 차별화된다. 

이행보증은 공사 계약·입찰 등 기업 경제활동 전반에 걸친 채무 이행을 보증하고, 매출채권보증은 외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 회수를 담보한다.

다만 이 사업 구조는 경기 사이클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약점을 내포한다. 보증보험은 일반 손해보험과 달리 우연한 사고가 아닌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담보하는 상품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보험금 지급이 늘고, 경기가 회복되면 채권추심(구상권 행사)을 통해 이를 되받아오는 구조다. 

서울보증보험은 대체로 1~3년에 걸쳐 지급보험금의 약 50%를 구상권 행사로 회수한다. 

리스크 관리 양상이 일반 보험사의 언더라이팅보다 은행의 신용평가·연체 관리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보증보험의 원수경과손해율 추이를 보면 경기 사이클을 따라 강한 진폭을 그려왔다.

이 구조적 특성은 배당 투자 관점에서 양날의 검이다. 

경기 부진 시 이익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만, 그 변동성을 최저 배당 보장으로 완충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현재 전략이다. 

이러한 이익의 '시클리컬(경기 연동형·민감형)' 성격에도 배당 하단을 제도적으로 고정함으로써 채권형 투자에 준하는 수익 가시성을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iM증권이 서울보증보험을 삼성카드와 유사한 '채권형 투자'에 부합하는 종목으로 분류한 배경이기도 하다.

더 많은 기사를 뉴스프리존에서 직접 확인 하세요.

해당언론사로 이동

조회 44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