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준비물실로 숨고 가해자는 교실에 남았어요 학폭 제도의 민낯

쉬는 시간마다 사라지는 아이

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면 한 학생이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가요
향하는 곳은 친구들이 모인 복도가 아니라 과학 준비물실이에요
그곳에서 쉬는 시간마다 혼자 시간을 보내요
수업 시간에는 다시 교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아요
같은 반에는 자신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학폭위에서 징계를 받은 동급생들이 있어요
이런 생활은 11월 2일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져요
처음 그 교실에 들어섰을 때는 구토가 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해요
지금은 정신과 진료도 받고 있어요
피해를 입은 학생은 숨어 지내고 가해로 판단된 학생들은 평소처럼 앉아 있는 장면이에요
어딘가 거꾸로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이 글에서는 이 사건을 차분히 따라가 보려고 해요
비슷한 사연들과 통계 그리고 제도의 빈틈까지 함께 살펴볼 거예요
읽다 보면 학교폭력 문제가 처벌 수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보일 거예요
피해가 끝난 뒤의 하루하루를 누가 책임지느냐는 질문이 남기 때문이에요

피해자는 준비물실로 숨고 가해자는 교실에 남았어요 학폭 제도의 민낯

5월의 놀림이 11월의 고립이 되기까지

이야기는 2026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가요
피해 학생은 그때부터 특정 무리에게 놀림을 당하기 시작했어요
눈이 마주치면 외모를 조롱하는 말이 날아왔다고 해요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외모를 깎아내리는 데 쓰이는 멸칭까지 동원됐다고 전해져요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일도 있었어요
여럿이 주변을 빙글빙글 뛰어다니며 6분가량 동물 소리를 낸 적도 있어요
얼굴을 5cm 앞까지 들이미는 행동도 있었다고 해요
하나하나 떼어 놓고 보면 장난이라고 우길 수도 있는 장면들이에요
하지만 한 사람을 둘러싸고 반복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피해 학생은 학폭위에 나와 이런 취지로 말했어요
원래는 친구들과 사이가 좋았는데 놀림이 시작되자 친구들도 자신을 피했다는 거예요
괴롭힘은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관계 전체를 무너뜨리는 과정이었던 셈이에요
6월 18일 피해 학생은 결국 가해 학생들을 신고했어요
교실에서 버티다 버티다 꺼내 든 마지막 카드였을 거예요

 

신고했더니 돌아온 건 맞신고

문제는 신고 이후에 더 커졌어요
가해 학생 부모들은 처음에 서면 사과로 일을 마무리하려 했다고 해요
그런데 신고가 접수되자 태도가 달라졌어요
오히려 피해 학생을 학폭으로 신고하는 쪽을 택했어요
이른바 맞학폭이에요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가해 측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사과에도 진정성이 없다고 말했어요
생활지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불러 훈계하자 일부 학부모가 왜 우리 아이를 가해자로 모느냐며 화를 냈다는 이야기도 전했어요
학폭위에 출석한 가해 학생 중 일부는 조사관 앞에서 했던 진술을 뒤집기도 했어요
한 가해 학생의 어머니는 맞신고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어요
보복이라기보다 아이의 억울한 사정을 조금 이야기해야겠다는 차원이었다고요
말은 그렇게 해도 피해 학생의 입장에서는 보복처럼 느껴졌을 수밖에 없어요
신고한 사람이 다시 신고당하는 구조에서는 입을 여는 일 자체가 두려워져요

 

학폭위가 인정했는데도 끝나지 않은 줄다리기

8월 10일 학폭위가 열렸어요
위원회는 피해 학생의 신고 내용 대부분을 사실로 인정했어요
같은 반 동급생 5명이 징계를 받았어요
그중 3명에게는 서면 사과 외에도 여러 조치가 더해졌어요
학교 봉사와 특별교육 이수가 있었어요
보호자 특별교육 이수도 포함됐어요
피해 학생에게 접촉하거나 협박하거나 보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도 내려졌어요
서류만 보면 피해 학생의 말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진 결과예요
그런데 정작 교실의 풍경은 바뀌지 않았어요
피해 학생의 부모는 교장에게 학급 교체를 요청했어요
돌아온 답은 서면으로 된 거절이었어요
학폭위가 학급 교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어요
접촉 금지 조치도 교육 활동 중 불가피하게 생기는 접촉까지 막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어요
이 문장이 현실에서 어떤 뜻인지 생각해 보면 마음이 무거워져요
같은 교실에서 매일 마주쳐도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에요

 

형평성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것

교장은 부모와 만난 자리에서 또 하나의 이유를 댔어요
다른 학년에서도 일대일 학폭 사건이 있었다는 거예요
이 학생의 학급을 바꿔 주면 다른 학년 피해자들도 바꿔 줘야 한다는 논리였어요
형평성이라는 말이 처음 들으면 그럴듯하게 들려요
모든 학생을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건 교육의 기본 원칙이니까요
그런데 곰곰이 따져 보면 이상한 지점이 있어요
사건마다 피해의 정도와 이후 상황이 다른데 같은 기준을 일괄 적용하자는 건 형평이 아니라 획일에 가까워요
다른 학년의 피해자가 같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그 학생에게도 해 주면 되는 일이에요
도움을 줄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데 다른 사람도 요구할 테니 아무에게도 안 하겠다는 건 논리가 거꾸로예요
교장 입장에서는 선례가 쌓이는 부담이 있을 거예요
결정마다 책임이 따르고 학부모 민원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이해는 돼요
그래도 그 부담이 피해 학생의 하루에 얹혀서는 안 된다고 저는 봐요

피해자는 준비물실로 숨고 가해자는 교실에 남았어요 학폭 제도의 민낯

인권옹호관의 한마디와 힘없는 공문

피해 학생 부모는 9월 2일 행정심판도 청구했어요
학폭위가 추가 심의를 거쳐 학급 교체를 결정해 달라는 내용이었어요
이 사건을 살펴본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도 의견을 냈어요
10월 29일이었어요
학폭위가 학급 교체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교장이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건 아니라는 취지였어요
학급 교체를 포함한 추가 보호조치가 가능한지 다시 검토하라고 권했어요
교육청도 교장에게 권한이 있다는 입장이에요
그런데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학급 교체는 교무에 속하는 일이라 교장의 권한이에요
교육청의 공문에는 강제력이 없어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움직일 수 없는 구조예요
학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의 학급 교체를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어요
논의가 길어지는 사이에도 피해 학생의 쉬는 시간은 계속 흘러가요

 

전국 곳곳에서 되풀이되는 같은 장면

 

이 사건이 유난히 특이한 경우라면 차라리 다행일 거예요
하지만 비슷한 이야기는 계속 들려와요
한 중학교에서는 안와골절을 입은 학생이 가해 지목 학생 5명 가운데 3명과 같은 반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제보가 나왔어요
그 학생은 한 달 넘게 등교하지 못했다고 해요
시력이 떨어지고 틱 증상까지 나타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어요
해당 학교 교장이 가해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보디가드로 쓰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주장이 나와 공분을 샀어요
학교 측은 학폭위의 분리 결정이 없어서 별도로 한 조치가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전해져요
앞서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입학한 1학년 아이가 3월부터 6월까지 13차례 피해를 입었고 진단서만 4건이었어요
학부모가 분리를 요구했지만 학폭위 결과가 없으면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해요
학폭위에서 학급 교체가 결정된 뒤에도 실제 분리까지는 20일 넘게 걸렸고 그사이 또 폭행이 있었다고 전해져요
학교 측은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했어요
결정이 나와도 늦고 결정이 안 나오면 아예 움직이지 않는 패턴이 반복되는 거예요

 

옆 반으로 옮겼더니 양옆이 가해자

학급 교체가 이뤄진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사례가 이를 잘 보여 줘요
같은 반 친구의 폭력으로 실명 위기까지 갔던 학생이 있었어요
가해 학생에게는 학급 분리 처분이 내려졌어요
그런데 가해 학생이 옮겨 간 곳은 바로 옆 반이었어요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양쪽 반에 모두 가해자가 있는 상태라고 말했어요
찾아와서 자극하고 어깨를 치고 욕을 한다고 호소했어요
경기 안산의 중학교에서는 커터칼 사건이 있었어요
가해 학생이 칼을 꺼내 동급생을 다치게 했고 피해 학생은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숨었다고 해요
체중이 15kg 넘게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징계 점수는 강제 전학이 가능한 수준이었는데 실제 처분은 학급 교체에 그쳤어요
선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해요
충남의 한 지역에서는 학급 분리 처분을 받은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과 같은 중학교에 배정되기도 했어요
교육 당국은 전학 이상의 처분이 아니면 배정 분리를 강제할 수 없다고 답했어요
분리라는 말이 있어도 실제 거리가 얼마나 확보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인 거예요

 

맞학폭 5건 중 1건의 시대

이번 사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맞학폭이에요
통계를 보면 이것이 일부 학부모의 돌출 행동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2024학년도 학폭위에 올라온 심의는 3만 건이 넘었어요
그중 가해 측의 역신고로 얽힌 쌍방 심의가 5400건 넘게 있었어요
학교폭력 분쟁 5건 중 1건 정도가 맞신고와 연결되는 셈이에요
몇 해 전 교사 130명에게 물었던 설문에서는 맞학폭 비율을 평균 3명 중 1명꼴 이상으로 체감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같은 설문에서 절반 넘는 교사가 맞학폭이 처분 수위를 낮추거나 합의를 이끄는 데 영향을 준다고 답했어요
실제로 진짜 억울한 학생이 있을 수 있어요
쌍방 사이에서 서로 상처를 입히는 일도 분명히 존재해요
그렇다 하더라도 신고를 당하자마자 방어용으로 신고를 맞추는 일이 습관이 되면 피해자는 더 위축돼요
제주에서 있었던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의 사례처럼 학폭위 처분 이후에도 괴롭힘 신고가 다시 이어지고 가해 측이 맞신고를 한 경우도 알려졌어요
이 사건에서는 이후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오기도 했어요
제도가 악용된다는 비판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함께 커지는 이유예요

 

입시 공포가 만든 신고 전쟁

왜 이렇게 학부모들이 맞신고에 매달릴까요
가장 큰 배경으로 입시가 꼽혀요
2023년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았어요
학생부에 남는 조치 기록의 보존 기간이 졸업 후 2년에서 4년으로 늘었어요
2026학년도 대입부터는 모든 대학이 정시를 포함한 전형에서 학폭 조치를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해요
피해 학생을 더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취지도 함께 담겼어요
즉시 분리 기간을 늘리고 피해 학생에게 분리 요청권을 주겠다는 내용도 있었어요
하지만 기록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자 학부모들의 대응도 달라졌어요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기록부터 막아야 한다는 글이 흔하다고 해요
상대가 변호사를 선임하면 우리도 선임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해요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도 2022년 51건에서 2024년 98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어요
이제는 학교폭력 전담 재판부까지 생겼다는 소식이 나올 정도예요
아이들 사이의 갈등이 어른들의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정작 교실 안에 남은 피해 학생의 안전은 뒷전이 되기 쉬워요

피해자는 준비물실로 숨고 가해자는 교실에 남았어요 학폭 제도의 민낯

숫자로 읽는 역대 최고치의 경고

올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도 가볍지 않아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390만 명이 대상이었고 80% 넘게 참여했어요
피해 응답률은 3% 가까이 나와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어요
2020년 1% 안팎이던 수치가 6년 연속으로 올랐어요
학생 100명 중 3명꼴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셈이에요
초등학생은 6% 가까이로 더 높았어요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40% 가까이로 가장 많았어요
집단 따돌림은 17% 안팎이었고 신체 폭력은 16% 안팎이었어요
피해 장소는 70% 가까이가 학교 안이었어요
서울 지역의 피해 응답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표됐어요
반면 가해 경험을 인정한 학생은 1%도 되지 않았어요
피해를 말하는 학생은 늘고 가해를 인정하는 학생은 드문 이 간극이 지금의 갈등을 설명해 줘요
이번 사건처럼 놀림과 따돌림이 중심인 사안도 이 통계 속에 녹아 있어요
숫자는 차갑지만 그 안에 수만 명의 쉬는 시간이 들어 있어요

 

교사와 학교가 털어놓는 속사정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 볼 필요가 있어요
교원단체는 학교폭력 조사와 수사를 전문기관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일상적인 또래 갈등이 행정과 사법 절차로 번지지 않도록 교육적 해결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에요
교육지원청 심의 5건 중 1건 이상이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정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어요
실제로 사소한 다툼이 학폭위로 올라와 학부모들이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는 사례가 오래전부터 보도돼 왔어요
학폭 결과에 불복한 학부모 때문에 병가까지 낸 교사 이야기도 있었어요
학교 관리자 입장에서는 결정 하나하나가 곧 민원이고 소송의 씨앗이 될 수 있어요
학급 교체를 해 주면 상대 학부모가 항의하고 안 해 주면 피해 학부모가 항의하는 구조예요
행정 부담이 큰 만큼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몸을 사리게 되는 현실도 이해는 돼요
감사원 점검에서는 서울의 학폭 사안 155건 가운데 143건에서 학교가 상담 기록을 보관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어요
기록이 없으면 피해 학생의 말을 뒷받침하기도 어려워져요
학교를 탓하기 전에 학교가 일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손봐야 한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보호가 필요한 학생을 앞에 두고 책임 공방만 이어질 수는 없어요

피해자는 준비물실로 숨고 가해자는 교실에 남았어요 학폭 제도의 민낯

분리의 불편은 가해 쪽이 감수할 몫

여기서부터는 제 의견을 말씀드려 볼게요
저는 학급 교체 요청이 들어오면 학교가 먼저 검토부터 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법에도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해 학교장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따로 마련돼 있어요
전문가들도 학폭위 결정이 나오기 전에도 보호조치는 가능하다고 설명해요
가해 학생에게 내리는 처분과 피해 학생의 보호는 서로 다른 트랙이라는 얘기예요
이번 사건에서 학폭위가 학급 교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교체를 막는 이유가 아니라 학교장이 직접 판단해야 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신호예요
분리가 필요하다면 이동하는 쪽은 가능한 한 가해 쪽이어야 해요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가거나 쉬는 시간마다 숨어야 한다면 그건 보호가 아니라 이중의 부담이에요
물론 신고된 학생이 억울한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분리의 기준과 기간을 명확히 하고 재검토 절차를 두는 방식이 필요해요
형평성 문제는 사건별로 피해 정도와 위험도를 따져 일정한 기준표를 만들면 상당 부분 풀 수 있어요
학교가 기준을 공개하고 설명하면 학부모들의 불신도 줄어들 거예요
저는 학교가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약속이 피해 학생이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교실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대책보다 먼저 필요한 작은 안전장치

제도를 완전히 갈아엎자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당장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작은 장치들이 있어요
피해 학생이 학급 교체를 요청하면 일정 기간 안에 학교가 서면으로 검토 결과를 알려 주는 방식이 있어요
교체가 어렵다면 그 이유와 대안을 함께 제시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동선을 조정해 가해 학생과 마주치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어요
상담 교사가 피해 학생 곁에서 하루 일과를 함께 점검해 주는 방법도 있어요
서울시의회에서는 피해 학생의 전학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교육환경 변경의 필요성을 별도로 판단하는 심사 체계를 제안했어요
상담 결과와 등교 거부 여부와 학생 및 보호자의 의견을 종합해 보자는 아이디어예요
이런 방식이 자리 잡으면 피해자가 매번 부모와 함께 기관을 상대로 싸울 필요가 줄어들어요
교육청의 권고도 강제력이 없는 공문에 머물지 않도록 교장에게 이행 결과를 보고하게 하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어요
맞신고가 접수되더라도 피해 학생의 안전 조치는 별도로 먼저 이뤄지게 해야 해요
작은 안전장치들이 쌓이면 큰 선언보다 훨씬 빠르게 아이들의 하루를 바꿀 수 있어요

 

어른들이 놓치기 쉬운 아이의 목소리

피해 학생이 학폭위 이후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놀림을 받은 뒤로 원래 친했던 아이들도 약간 멀리한다고요
반이 바뀌면 학교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다고요
기어드는 목소리였다고 전해져요
이 말에서 저는 두 가지를 느꼈어요
하나는 이 학생이 학교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또 하나는 자신이 괜찮아질 수 있음을 어른들에게 증명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이에요
피해자가 자신의 회복 가능성을 증명해야 보호받을 수 있다면 그 문턱은 너무 높아요
원래 친했던 친구들이 멀어진 것도 학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에요
괴롭힘은 가해 학생과의 관계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 친구 관계까지 흔들어요
그래서 학급 교체는 단순한 자리 이동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쌓을 기회가 되기도 해요
물론 새 반에서도 적응을 돕는 후속 상담이 함께 가야 해요
교체 이후에 방치되면 같은 문제가 다른 모습으로 되풀이될 수 있어요

 

끝나지 않은 사건 그리고 우리가 던질 질문

이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에요
행정심판의 결과도 학교의 결정도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어쩌면 이 글이 읽히는 동안에도 그 학생은 준비물실 문을 열고 있을지 몰라요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지켜봐야 해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여요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져도 마지막 판단은 사람이 내린다는 사실이에요
학폭위가 인정한 피해를 학교가 일상에서 존중하지 않는다면 서류는 종이에 머물러요
반대로 학교가 한 걸음 먼저 움직이면 한 아이의 한 학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여러분이 학부모라면 우리 아이가 같은 일을 겪을 때 어떤 학교를 기대하게 될까요
교사라면 어떤 기준표가 있으면 마음 편히 결정할 수 있을까요
학생이라면 어떤 어른이 곁에 있어 주길 바랄까요
세 질문에 대한 답이 모이면 해법의 윤곽이 보일 거예요
오늘 이 글을 읽은 순간부터 주변에서 조용히 도움을 기다리는 아이가 없는지 한 번쯤 둘러봐 주세요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교실로 돌아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어요

댓글7
  • 프로필 이미지
    반성 없는 가해자 집안의 적반하장에 기가 질리네요
  • 프로필 이미지
    교실이 지옥처럼 느껴질 아이의 심정이 걱정스러워요
  • 프로필 이미지
    과학실에서 혼자 버티는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 프로필 이미지
    아이들의 상처보다 형평성 운운하는 변명이 구차해요
  • 프로필 이미지
    형식적인 행정 처리 뒤에 숨는 어른들이 원망스러워요
  • 프로필 이미지
    교장 권한을 회피용으로 쓰는 모습이 기가 막힙니다
  • 프로필 이미지
    피해자만 고통받는 구조가 너무나 답답함을 유발하네요

사회 인기글

사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