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지지한 진영마저 해체하는 대통령, 오만과 독선의 끝은 어디인가

정치를 하면서 자신을 지지해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진영을 스스로 해체하고, 그 지지자들마저 소수로 치부하며 분열을 자초하는 대통령을 지금껏 본 적이 없다. 정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내 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잘못을 눈감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민주주의의 가치와 상식을 지키려는 사람들과는 연대하고, 극단적인 혐오와 배척을 일삼는 세력에 대해서는 분명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과거라면 음지에서 활동하며 배척받았을 극단적 온라인 세력과 혐오 문화를 공론장으로 끌어들이는 정치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묻고 싶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것과 혐오와 배척을 일삼는 행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민주주의는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하지만, 타인을 모욕하고 배제하는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자신을 지지해 온 민주진영 내부의 목소리마저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적대시하며 스스로 고립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만의 대통령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지지자들의 신뢰와 정치적 연대를 가볍게 여겨도 되는 자리는 아니다. 지지층의 비판을 반대 세력의 공격으로만 받아들이고,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분열주의로 몰아간다면 결국 남는 것은 충성 경쟁과 맹목적인 추종뿐이다.

유시민 작가의 지적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편 가르기가 아니라 무너진 진영을 복원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시 연대하는 일이다. 대통령의 권력은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억누르는 데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서 정당성을 얻는다.

자신을 지지한 진영을 스스로 분열시키고, 그동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 온 사람들마저 소외시키는 대통령이라니 참으로 안타깝다. 권력을 얻기 전에는 연대를 말하다가 권력을 얻은 뒤에는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의 목소리마저 외면한다면, 과연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 비판을 경청하고, 갈라진 진영을 복원하며, 민주주의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민의 신뢰는 권력으로 강요할 수 없고, 무너진 연대는 독선으로 회복할 수 없다. 역사는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마저 외면한 권력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 반드시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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