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내일이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지 않도록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대학생으로서 정년 연장이라는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지금도 취업의 문턱은 높고, 청년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이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쉽게 무시할 수 없다. 나의 입장은 그렇지만 노년층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는 노년층의 일상을 돕는 가구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이 단순히 신체적인 능력이 줄어드는 과정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다. 직접 인터뷰하고 리서치해보면서 알게 된 점은 그들에게도 여전히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 경제적인 이유로 일을 멈출 수 없는 현실이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은퇴가 누군가에게는 생계의 불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년 연장이라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단순히 일할 수 있는 나이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연령이 아니라 직무와 책임, 능력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임금체계를 마련하고, 청년 신규 채용과 고령자 고용이 함께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고령 노동자의 임금과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이 문제가 청년과 노년의 갈등으로 번지는 일이다. 청년들은 노년층이 자리를 비켜주기를 바라게 되고, 노년층은 청년들에게 자신의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서로의 세대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불완전한 사회 구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나 역시 나이가 들어 지금의 청년들에게 기성세대라 불리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의 나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밀려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나 역시 젊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차례를 끝없이 기다리고 싶지는 않다. 청년에게는 시작할 기회가, 노년에게는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안정이 필요하다.

진정한 사회의 발전은 한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세대가 자신의 삶을 존중받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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