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을 누가 정하느냐를 두고 다시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정부가 올해 업무계획에 전기위원회에 원가 검증을 바탕으로 한 전기요금 결정 권한을 주겠다고 밝혀놓고, 막상 이를 법으로 만드는 개정안이 나오자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자며 한발 물러섰거든요.
국회에 발의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전기위 위원을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해 12명으로 늘리고, 한전 기본공급약관을 인가할 때 전기위 심의뿐 아니라 의결까지 받도록 하는 내용이에요. 전기위 의결을 거치면 물가안정법에 따른 재정경제부 장관 협의도 마친 걸로 보도록 해서 사실상 전기위가 요금을 정하게 되는 구조죠.
그런데 기후부는 독립성 강화 방향엔 동의하지만 권한 확대는 정부 조직 체계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고, 요금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결정 절차 변경에도 신중한 의견을 냈어요. 재경부도 지금처럼 요금 인가 때 재경부 장관과 협의하는 절차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요. 그래서 물가 영향을 이유로 정부가 계속 요금에 관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요.
문제는 정치적으로 요금이 정해지면 시장이 왜곡된다는 점이에요. 국회미래연구원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연료비가 급등했는데도 요금 인상이 억제되면서 한전 부채가 200조원을 넘는 재무 위기가 왔고, 결국 산업용 요금만 크게 올리면서 산업계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어요. 전력 수요가 비효율적으로 늘고 한전이 제때 투자하지 못해 에너지 안보에도 부정적이었다는 지적도 했죠.
숫자로 보면 더 확실해요. 2024년 기준 한전의 총괄 원가는 121조4천223억원인데 전기 판매 수입은 90조326억원으로, 원가 대비 수입 비율이 74.1%밖에 안 됐어요. 2022년엔 이 비율이 65.1%까지 떨어지기도 했고요.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는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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