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10월 식량가격지수 1.2% 하락…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높아
-세계 곡물 생산 1.7% 감소 전망…쌀 재고 줄고 바이오연료 수요 변수

밀과 옥수수 가격은 내려갔지만 쌀 가격은 오히려 올랐고, 내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9포인트로 전월(135.6포인트)보다 1.2% 하락했다.
지난 6월 130.1포인트에서 9월 135.6포인트까지 석 달 연속 상승한 뒤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달(126.4포인트)과 비교하면 여전히 5.9% 높은 수준이다. 국제 식량가격의 상승 압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품목별 흐름도 엇갈렸다. 곡물가격지수는 116.8포인트로 전월보다 4.5% 떨어져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육류와 유제품도 각각 1.2%, 1.1% 하락했다. 반면 유지류는 0.3%, 설탕은 6.6% 상승했다.
곡물가격 하락에는 주요 생산국의 공급 여건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밀은 아르헨티나의 생산 전망 개선과 국제 수요 부진으로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옥수수도 미국의 수확기 출하 확대와 남미의 풍부한 공급 전망에 힘입어 가격이 내려갔다.
하지만 쌀은 달랐다. 일부 수출국의 수확 지연과 기상 악화, 생산비용 상승 등이 겹치면서 국제 쌀가격지수는 오히려 1.6% 상승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세계 곡물 생산 전망이다. FAO는 2026/27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을 29억9950만t으로 예상했다. 전년보다 1.7%(5060만t) 감소한 규모다.
쌀 생산량은 2.5%, 밀은 2.8%, 잡곡은 0.8% 각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 곡물 소비량은 29억7140만t으로 0.2% 증가할 전망이다. 생산은 감소하고 소비는 늘어나는 구조다.
다만 세계 곡물 기말 재고량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9억747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쌀 재고량은 오히려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품목별 수급 불균형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제 식량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에너지 전환이다. 10월 국제 대두유 가격은 바이오연료 부문의 견조한 수요와 남미의 계절적 공급 감소 영향으로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식용과 에너지용으로 함께 사용되는 농산물의 수요 구조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각국이 바이오연료 사용 확대에 나서면서 식량과 에너지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식량가격의 변동은 주요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국제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환율과 운송비, 가공·유통비용 등에 따라 국내 식품가격에 반영되는 시기와 폭은 달라질 수 있다.
농식품부 박상호 국제농식품협력관은 "국제 곡물가격의 단기적인 등락보다 생산기반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밀·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해외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정책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