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향한 인종차별 조롱, 태국 경기장에서 벌어진 충돌

박항서 깐짜나부리 파워 FC 감독이 파타야 유나이티드 관중에게 "김치맨"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듣고 격분하는 모습. /사진=X(@TBJorry) 갈무리

 

태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경기 직후 상대 팀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듣고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기 결과보다 관중의 부적절한 언행과 이에 대응한 박 감독의 모습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일 태국 파타야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태국 리그2 경기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깐짜나부리 파워 FC는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2대 2로 비겼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이 라커룸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상대 팀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이 박 감독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김치맨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외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단순히 경기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겨냥한 모욕적인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관중의 도발이 계속되자 결국 주먹을 쥔 채 직접 내려와서 이야기하라는 취지로 강하게 맞섰습니다.

 

박항서 감독에 “×× 김치맨” 야유…인종차별에 성명까지

 

평소 경기장에서 다양한 압박과 야유를 경험해 왔을 감독조차 감정을 드러낼 만큼 당시 발언이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박 감독이 흥분한 상태에서 관중에게 강하게 대응한 장면 자체는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적인 언쟁이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구단 관계자와 구단주, 경기장 경호 인력이 양측을 제지하면서 실제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기장 내 관중 관리와 차별적 언행에 대한 대응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심각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상대방의 국적을 비하하는 표현이 공개적인 경기장에서 반복됐다는 사실입니다.

 

축구 경기에서는 상대 팀을 향한 야유나 거친 응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경기장에서는 선수와 감독을 향해 불만을 표현하는 관중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국적이나 인종을 이유로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위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박 감독이 어떤 전술을 사용했는지, 경기 운영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특정한 표현을 반복하며 조롱하는 것은 축구와 무관한 차별적인 행동입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해당 관중이 박 감독뿐 아니라 깐짜나부리 소속 마다가스카르 출신 미드필더 존 바지오에게도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입니다.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특정 감독과의 개인적인 갈등을 넘어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외모와 출신 배경을 이용한 모욕적인 언행이 이어진 셈입니다.

 

박항서 깐짜나부리 파워 FC 감독이 파타야 유나이티드 관중에게 "김치맨"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사진=X(@TBJorry) 갈무리

 

선수와 감독은 경기장에서 실력과 전술로 평가받아야지, 국적이나 피부색 또는 신체적 특징을 이유로 조롱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건 이후 깐짜나부리 구단이 발표한 성명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구단은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피부색이 어떻든, 무엇을 먹든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모든 사람은 소중하며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저는 이 성명이 이번 사건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축구는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경기장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는 스포츠입니다.

 

실제로 해외 리그에서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활동합니다. 언어와 문화, 생활 방식이 다르더라도 축구라는 공통된 목표를 중심으로 팀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특정 국가의 음식이나 문화적 특징을 조롱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특히 음식은 한 나라의 문화와 일상에 깊이 연결된 요소입니다. 김치라는 단어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대방의 국적을 겨냥해 욕설과 함께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면 그 맥락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박항서 감독에 "김치맨"…태국 프로축구서 인종차별 논란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 깐짜나부리 파워 FC를  지휘하는 박항서 감독이 경기 후 상대 팀 팬으로 보이는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조롱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단어를 사용했느냐만이 아니라 그 표현을 어떤 의도로, 어떤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사용했느냐는 점입니다.

 

이번 영상에서 논란이 된 발언 역시 박 감독을 존중하는 호칭이 아니라 상대방을 자극하고 모욕하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동남아시아 축구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지도자입니다. 현재는 태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어 활동하는 지도자에게 해외 생활은 경기 준비와 선수 관리뿐 아니라 언어와 문화의 차이까지 적응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적을 이유로 한 조롱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번 사건을 태국 축구 팬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영상에 등장한 특정 관중의 행동과 태국의 모든 축구 팬을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은 또 다른 편견을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해당 관중의 행동에 대해 구단과 리그 운영 주체가 어떤 기준으로 대응하는지입니다.

 

경기장에서는 선수와 감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제지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합니다.

 

관중이 감정을 표현할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자유가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위협할 권리까지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shorts “XX 김치맨!” 인종차별 당한 박항서 감독 ‘분노’

 

상대 팀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것과 상대방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은 전혀 다른 행동입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차별적인 언행을 들은 당사자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박 감독이 처음에는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취했지만 계속되는 도발에 결국 강하게 맞선 장면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감정적인 반응으로 보입니다. 다만 경기장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관중과 대치하기보다 경호 인력과 구단 관계자가 신속하게 개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차별적인 발언을 들은 사람이 끝까지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떠안는 상황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제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경기 운영과 안전을 담당하는 주체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관계자들이 개입하면서 물리적 충돌을 막았지만,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경기장 내 인종차별 금지 안내를 강화하고, 실제로 차별적 언행이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선수와 감독뿐 아니라 관중들도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축구의 매력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규칙 아래에서 경쟁한다는 데 있습니다. 국적이나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조롱하는 순간 스포츠가 지향하는 공정한 경쟁과 상호 존중의 가치도 훼손됩니다.

 

XX 김치맨“ 인종차별 욕설…'대폭발' 박항서 “내려와!“ | 연합뉴스TV

 

박 감독이 경기장에서 겪은 이번 일이 단순한 관중과 감독의 말다툼으로만 소비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 사람의 감정적인 대응 장면에만 관심을 집중하기보다 그 상황을 촉발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왜 잘못됐는지, 그리고 경기장에서 이러한 행동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 팀을 응원하는 열정은 얼마든지 뜨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열정이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차별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축구 경기장에서 국적과 문화, 신체적 특징을 이유로 한 조롱이 더 이상 가벼운 농담이나 응원 문화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선수와 감독 모두가 실력으로 평가받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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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수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국적이나 인종을 이유로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위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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