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에 검사 수사권 부활까지…조작기소 특검법 논란 안고 출발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에서 수사·기소된 사건의 조작 의혹을 규명할 ‘조작 수사·기소 특검법’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380억여원을 들여 최장 200일간 최대 309명이 투입되는 이번 특검 수사는 다음달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 사건을 수사’하는 구조적 이해충돌과 검사 수사권의 우회적 부활 등 위헌·위법 논란을 안고 출발선에 서는 탓에 법조계에선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특검법 대상 사건들의 공소청 자체 진상조사가 난항을 겪고 검사 구인난까지 예상되면서, 특검의 실효성과 성과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을 8일 보면, 특검은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을 포함해 총 12개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벌어진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권한 남용 의혹을 수사한다.

하지만 법무부와 공소청의 자체 진상조사에서 해당 사건들의 ‘조작 수사·기소’를 뒷받침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점은 특검에 상당한 부담이다. 지난 6월 출범한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는 조사 대상 사건 19건(이 대통령 관련 7건) 가운데 아직 단 한건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과 관련된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등 6건은 특검법의 명시적 수사 대상과 같다. 앞서 지난달 15일 검찰미래위 산하 진상조사단은 1차 보고 대상인 위례신도시 사건 등 3건에 대해 ‘중대한 위법성을 찾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고의로 사건을 조작해 기소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미래위는 두차례 보완 조사를 요구하면서 양쪽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 지시에 따라 구성된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8개월간의 감찰을 거쳐 ‘조사실에 술이 반입됐다’고 결론을 내면서도, 조작 기소 의혹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 의혹은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을 조사할 때 술·연어를 제공하며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유도했는지가 규명 대상이었다. 실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자체 조사에서 기존 진술이나 문서를 뒤집을 반대 증거를 찾아내기 어려웠다’고 했다. 정 의원은 “무리한 수사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과연 그걸로 조작이라고 바로 연결 지을 수 있느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검법을 둘러싼 위헌·위법 소지 우려는 여전하다. 우선 특검 임명 때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된다. 특검법은 추천 후보 가운데 이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도록 한다.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다가 취임 뒤 중단된 사건들에 대한 수사·기소의 적법성을 수사할 특검을, 피고인이 직접 선택하는 구조인 셈이다.

수사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특검법은 ‘야당 대표 제거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검찰 인력을 집중 동원해 검찰권을 남용한 의혹’을 수사 대상에 넣었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재판 때 다툼의 여지가 있을 만한 ‘제거 등’, ‘장기간’, ‘대규모’, ‘집중’은 다소 추상적이어서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형 감면 조항 역시 주요 쟁점이다. 특검법은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진술·증언이나 자료 제출 등에 협조할 경우 처벌받더라도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했다. 이는 수사·재판 중인 사건에도 적용되는데, 이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들이 이를 기대하고 기존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사의 수사권도 논란거리다. 지난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됐으나, 특검법은 부칙을 통해 특검·특검보·파견검사에게 종전 형소법의 수사권·지휘권 관련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 입법되는 모든 특검법상 파견검사의 수사 권한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장 수사 인력 확보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 인력 운용이 여의치 않은데다, 검사들 사이에서도 특검 파견을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수도권의 한 공소청 부장검사는 “부장급 검사들을 중심으로 파견 인력을 확보해야 할 텐데, 자원자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직 검사가 과거 검사들의 수사와 기소에 문제가 있었는지 직접 조사하는 거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철휘 기자 hw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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