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신셴 |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
중국공산당이 지난달 26~29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제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는 시진핑 주석의 권력 공고화를 확인하고 내년 가을 제21차 당대회에서의 연임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회의는 ‘전면적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결정을 채택했고, 당 중앙은 11월1일 시진핑 명의로 결정 초안에 관한 설명을 공개했다.
이번 회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의 출석률은 74.2%에 그쳐 마오쩌둥 사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앙위원·후보위원 34명에 대한 징계 처리가 발표됐다. 문화대혁명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로, 인민해방군 출신이 다수를 차지했다. 기율검사와 정치공작 경력이 있는 장성민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점 역시 군부에 대한 숙청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회의의 기조는 엄격한 당 관리가 일시적인 반부패 운동이 아니라 시진핑 시대의 상시적 통치 방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뜻한다.
5중전회는 단순한 정책 회의나 당 건설 회의가 아니다. 대규모 숙청과 기율 강화를 통해 내년 하반기 제21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정치적 대열을 정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회의는 당대회 개최 시기를 공개했지만, 후계 구도에 관한 신호는 내놓지 않았다. 대신 ‘시진핑 당 건설 사상’을 거듭 강조했다. 후계자에 대한 언급 없이 시진핑의 지도력을 재확인한 것은 그의 권력이 한층 집중됐고 차기 당대회에서의 연임도 거의 기정사실이 됐음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조직 개편과 기구 신설, 당내 법규 정비를 통해 ‘당 중앙의 집중적이고 통일적인 영도’를 강화했다. 이 제도들은 최고지도자의 권한을 제한하기보다는 개인 권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작동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한편으로 중앙의 통일적 영도를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당내 민주주의의 질’을 높이고 지도 간부가 담당 분야를 ‘사유지’로 만들거나 조직 위에 군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 주장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실제 권력 운영의 논리에서는 충돌하지 않는다. 당내 민주주의는 당의 제도적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기초로 남지만, 관련 규범은 최고지도자를 견제하기보다 다른 간부들의 권한을 통제하는 데 쓰인다. 당내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실제 권력 행사는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결국 당과 정부의 모든 조직이 당 중앙에, 궁극적으로는 시 주석에게 복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체제가 장기적 통치 역량을 강화할지, 아니면 최고지도자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키울지가 중국 정치의 핵심 과제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막 끝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와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권위와 당 장악력이 약화됐다. 2028년 재선에 나설 수 없는 트럼프를 대신할 차기 지도자를 둘러싼 공화당 내부의 경쟁도 빨라질 것이다. 미국에서는 ‘포스트 트럼프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되는 반면, 중국에서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미-중 관계에서 ‘트럼프는 거래를 더욱 원하지만, 시진핑은 서둘러 합의할 필요가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는 정치적 유산으로 남길 단기적 성과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개인의 업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역사적 합의를 추구하려는 동기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시진핑은 대만 문제와 동아시아 정치 질서 등 중국의 장기적 전략 이익을 우선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상이한 국내 정치 상황은 양국 지도자의 협상 동기와 전략적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앞으로 1~2년은 미-중 관계뿐 아니라 국제 질서의 향방을 가르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