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임명한 특검, 형소법상 검사 권한 적용받아…공소취소 권한도 가져
최순실특검 이후 언론브리핑 범위 첫 확대…"사실상 피의사실 공표 허용" 지적
파견검사 수사권 모순 지적…법원도 "수사대상 불명확"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2026.4.30 [공동취재]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이승연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 의혹을 수사할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곧 시행된다.
특검팀은 다음 달께 출범해 윤석열 정부에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진 총 12개 사건의 조작 여부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4월 발의한 기존 법안에서 '공소취소 조항'을 삭제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위헌·위법 소지가 여전하다는 우려가 크다.
◇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 검사의 '공소취소 권한' 이어받아
특검법 수사 대상 12건 가운데 절반인 6건은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 대통령이 기소돼 재판이 중단된 사건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권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부여됐다.
특검법은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한 명씩 추천한 후보 중에서 대통령이 한 명을 골라 최종 임명하도록 정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수사·기소 과정을 검증할 특검을 임명하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누구도 자기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치주의 대원칙에 배치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에게는 형사소송법상 검사에게 부여된 공소취소 권한도 주어진다.
특검법 6조 7항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중 검사의 권한에 관한 규정을 특별검사에 준용(표준으로 삼아 적용함)하도록 정한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1심 판결의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가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권한을 갖는 것이 사법공정성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형사소송법의 준용범위에서 검사의 공소취소 권한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이 특검 수사 결과를 근거로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일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당일 지명된 이용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성남 라인'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과 오랜 시간 생각을 공유해온 만큼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공소취소를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우려가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3 hkmpooh@yna.co.kr
◇ 수사 협조하면 형 감경…최순실 특검 이후 처음으로 언론브리핑 대상 확대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주요 진술이나 자료를 제공하는 등 수사에 협조한 사람은 자신의 범죄로 처벌받는 경우 반드시 형을 깎아주거나 면제해주게 한 조항도 지적받고 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이 감형이나 형 면제를 기대하고 기존 진술을 뒤집는다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종합특검 등 기존 4대 특검과 달리 '피의사실 외의 수사 과정'이 아닌 '수사 과정'으로 언론 브리핑 허용 대상을 넓힌 점도 논란이다.
최기도 위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법 이후 언론브리핑 대상이 확대된 것은 처음이라고 짚었다.
최 위원은 "이른바 최순실 특검법 이후 제정된 8건의 개별 특검법에는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서만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국정농단 특검법에 처음으로 언론브리핑 조항이 만들어졌고 이후 제정된 드루킹 특검,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특검,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종합 특검, 선관위 특검에는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서만 브리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를 허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열린 종합 청문회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6.4.28 nowwego@yna.co.kr
◇ 석달전 검찰 수사권 박탈해놓고…특검서 부활한 '수사 검사'
올해 7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난달 2일부터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은 전면 폐지됐다.
그러나 특검법은 종전 형소법을 적용해 파견된 검사가 수사권과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팀은 최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이들이 작성한 조서와 서류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도 종전 형소법을 따르게 했으나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능력을 두고 시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특검 성격을 볼 때 검사가 파견되지 않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부득이하게 파견을 가더라도 지금 규모의 절반 이하로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특검 수사를 위해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한다는 건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특별수사관 중 공소유지 변호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지적받았다.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는 특별수사관이 '공소유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형사소송법 체계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기도 위원은 "위임받은 범위에서 특별검사와 동일한 권한과 의무를 지니는 공소유지 변호사의 법조 경력, 인원수, 및 의무를 법률에 규정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 법원도 우려…"수사대상 불명확하고 판사 권한 침해"
법원도 수사 대상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점 등을 들어 특검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검법은 '야당 대표 제거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검찰 인력을 집중적으로 동원해 검찰권을 남용한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안심사소위에서 "실제로 재판할 때 다툼의 여지가 있을 만한 '제거 등', '장기간', '대규모', '집중'은 다소 추상적이어서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증거 선별·누락', '위법수집증거 사용' '허위 내용의 의견서 제출' '쪼개기 기소' 등 판사가 재판에서 판단해야 할 공소권 오남용도 수사 대상에 명시됐다.
특검은 법원에 재판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재판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허가해야 한다.
대통령기록물 열람 권한도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의결 또는 고등법원장의 영장 발부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의 이상 찬성 또는 지방법원장의 영장 발부로 기준을 완화했다.
특검팀의 진상 규명을 방해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소속 기관의 장에게 징계나 문책을 요구할 수도 있다.

[촬영 황광모]
away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