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작기소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죄 지우기 특검”이라고 맹비난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여권은 엄호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오전 보수성향 매체 펜앤마이크티브이(TV)에 출연해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탈옥법’이라는 명칭이 가장 적확하다”며 “민주당이 공소취소 조항은 뺐다고 하는데, 눈에 보이는 문 하나를 닫아 놓은 것이다. 이재명 공소취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지하 비밀 통로에 다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조작기소 특검법에 공소취소 조항이 없더라도 특검이 이 대통령 사건 수사 기소 과정에 위법이나 조작이 있었다고 결론 내면 법무부 장관이 이를 토대로 검찰총장에게 공소취소 지시를 할 것이라고 여긴다. 공소청법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게 돼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의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재판 취소 악법 강행 처리 국민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을 두고 “범죄 혐의자가 검사를 쇼핑하는 참으로 기가 막히는 역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9일과 10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아울러 대장동 등에서 1인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검법 엄호에 나섰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문제 삼았던 공소취소 관련 조항은 물론이고, 이첩요구권까지 삭제했음에도 여전히 ‘공소취소’라는 억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썼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것이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우려가 감지된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케이(K) 양극화’에 따른 민생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조작기소 특검법 같은 정쟁에 가려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특검 결과에 따라 공소취소를 압박하겠다는 시나리오인데, 법률과 제도로 할 문제인가 싶다”며 “계속 정쟁이 이어지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