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3 계엄’ 사과 두고 여전히 싸우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2년째를 앞두고, 국민의힘 안에서 당 차원의 사과를 할지 말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1년째를 앞두고도 동일한 내용으로 계파 간 설전을 벌인 끝에 결국 원내대표만 사과하고 당대표는 사과를 거부하더니, 똑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12·3 계엄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하고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 심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당 전체가 기회 닿을 때마다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일이다. 이런 사안을 두고 번번이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대다수 국민 눈에는 비정상으로 비칠 뿐이다.

이번에도 사과에 극력 반대하는 건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 쪽이다. 장 대표는 지난 6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계엄 사과’에 대해 “지지층만 분열시키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이런 문제에 때만 되면 천착하는 분들은 의도적으로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목적) 아니면 당을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지난 4일 “올해 하면 내년에 또 해야 하느냐? 매년 이렇게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고, 이진숙 의원은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는 건 민주당과 좌파 진영의 프레임”이라고 했다. 대다수 국민이 아니라 ‘윤 어게인’을 부르짖는 극렬 보수층만 바라보기에 가능한 주장들이다.

‘매년 사과해야 하느냐’는 주장과 달리, 장 대표는 계엄 1년째인 지난해에도 사과한 적이 없다. 오히려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억지·궤변을 되풀이했다. 당 지지율이 폭락하고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올해 1월7일에야 계엄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도 한층 더 강경한 자세로 사과를 거부하는 장 대표를 보며, 대다수 국민은 ‘계엄 사과’와 ‘계엄 옹호’ 중 어느 쪽이 장 대표의 본심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3일 정점식 원내대표가 계엄에 대한 사과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곧바로 원내지도부가 ‘결정된 게 없다’며 선을 그은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계엄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국민이 받아들일 때까지 몇번이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 이런 식의 ‘간 보기’ 대상이 아니다. 정 원내대표나 비당권파도 진심으로 국민 마음에 다가가고자 한다면,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절연’을 단호히 관철하고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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