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욱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은 KT를 12-1로 대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의 정상 복귀이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첫 우승이다.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도 구자욱에게 돌아갔다. 이번 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5경기 모두 안타를 때려냈고, 1차전과 3~5차전에서는 직접 타점까지 올렸다.
기자단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총 97표 중 72표를 얻어 득표율 74.2%로 MVP에 선정됐다. 박승규(26)가 19표로 뒤를 이었고 원태인(26)과 이승민(23)이 각각 2표, 강민호(41)와 아리엘 후라도(29)가 각각 1표를 받았다. 구자욱에게는 MVP 트로피와 함께 기아 EV4 차량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삼성 타선이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뒤이어 류지혁의 땅볼과 이재현의 2타점 적시 2루타 등으로 한 이닝에만 5점을 뽑았다. 8회초에는 구자욱이 다시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상대 폭투 때 직접 홈을 밟아 7-8까지 추격했다.
비록 1차전에서 패했지만 구자욱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8점 차를 1점 차까지 좁혔다는 사실은 삼성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박진만(50) 삼성 감독도 당시 "KT 필승조를 상대로 0-8에서 7-8까지 따라간 것은 큰 소득"이라며 이후 경기에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4일 2차전에서도 구자욱은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이어갔다. 특히 6회초 최형우(43), 르윈 디아즈(30)와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루였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적인 주루가 어려웠음에도 구자욱은 이를 악물고 3루까지 달렸다. 3루에 안착한 뒤에는 뜨거운 함성을 토해내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은 5-1로 이겨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역전했다.
7일 4차전에서도 해결사는 구자욱이었다. 9-4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 좌중간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로 박승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은 10-5로 승리하며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겼다.
마지막 5차전에서도 구자욱은 승부의 중심에 있었다. 삼성이 0-1로 뒤진 3회말 2사 1루에서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터뜨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디아즈가 우측 폴대 근처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대형 적시타를 날렸다.
2루에 있던 구자욱은 주저하지 않았다. 다리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삼성의 2-1 역전을 완성한 결승 득점이었다. 이후 삼성은 5회말 8득점 빅이닝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재활 끝에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부터 복귀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었다. 외야 수비가 어려워 지명타자로만 출전했고,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타율 0.150(20타수 3안타)에 그쳤다.
2년 전의 아픔까지 떠오를 법했다. 구자욱은 2024년 플레이오프에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쳐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 팀이 준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2015년에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던 그는 올해 세 번째 우승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달랐다. 몸은 완전하지 않았지만 한국시리즈 5경기를 모두 뛰었고, 1차전 추격의 투런포부터 5차전 우승을 향한 결승 득점까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자신의 몫을 해냈다.
그렇게 2011~2014년 삼성 왕조의 마지막을 지켜본 막내 구자욱은 캡틴으로 성장해 데뷔 15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 트로피까지 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