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기존 설비 전환·전용공장 건설 병행
북미 ESS 성장에 비중국산 소재 확보 수요 확대

국내 양극재 업계의 리튬인산철(LFP) 사업이 투자·개발 단계를 넘어 수주와 양산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시설 구축과 고객사 협의에 무게를 뒀다면, 올해는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생산에 돌입했다.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전용 공장을 가동하거나 기존 삼원계 양극재 라인을 LFP용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올해 삼성SDI·SK온·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셀 3사를 모두 LFP 양극재 고객사로 확보했다. 3월 삼성SDI와 1조6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9월 SK온과 약 1600억원, 이달 LG에너지솔루션과 약 1조3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물량을 생산할 공장도 가동에 들어갔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8월 착공한 대구 LFP 양극재 공장을 올해 5월 준공하고, 9월 말 연산 3만t(톤) 규모로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생산능력을 연산 6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존 삼원계 양극재 라인을 LFP용으로 전환하는 작업과 신공장 건설을 병행하고 있다. 라인 전환을 통해 연말까지 연산 5만t 수준의 생산 설비를 완료하고, 내년에는 추가 전환을 거쳐 10만5000t까지 늘린다. 합작사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가 포항에 짓고 있는 LFP 전용 공장도 내년 양산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최대 5만t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수주도 이어졌다. 포스코퓨처엠은 9월 SK온과 약 1조1000억원, 10월 삼성SDI와 6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LFP 양극재를 포함한 양·음극재 공급에 합의하고 연내 정식 계약을 추진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보유 중인 연산 4000t 규모 LFP 라인의 공급계약을 고객사와 조율하는 한편 최대 5만t 규모의 신규 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저밀도 LFP를 사업화 대상에서 우선 제외하고 고밀도 제품에 집중한다. 수요가 본격화하는 2028~2029년에 맞춰 4만t 수준의 공급계약을 협의 중이다.
양극재 업체들의 사업 확대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테네시 공장과 미시간 랜싱 공장으로 생산 거점을 넓혔다.
삼성SDI은 10월 인디애나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 ESS용 각형 LFP 셀 양산을 시작했고, SK온도 조지아 공장 일부를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북미 ESS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합산 점유율은 20.9%로 지난해 같은 기간(13.4%)보다 7.5%포인트(p) 상승했다.
미국의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세액공제 요건도 국내 양극재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를 받으려면 PFE에서 조달한 소재의 비율이 올해 40%, 내년에는 35%를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북미와 유럽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와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현지 생산 역량을 갖춘 공급업체에 대한 수요가 실제 출하 물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