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미-이란전쟁의 향방을 놓고 종전 협상 재개파와 확전파로 나뉘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각) 지난 3일 중간선거 이후 참모들과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는 쪽은 제이디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특사가 주축이다. 이들은 중간선거에서 반대 여론이 확인된 이란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한 협상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대규모 전투 재개를 주장한다. 이들은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과 핵시설, 미사일·드론 무기고를 공격해야 핵물질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본다. 외부 매파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남길 유산은 이란의 핵프로그램 폐기라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치른 정치적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현재 가하고 있는 제재를 강화하고 봉쇄를 유지하자는 쪽이다. 서둘러 협상하거나 공격을 재개하기보다 현재 가하는 경제적 압박을 지속해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자는 구상이다.
동맹국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재개를 촉구하지만, 전투 재개 시 피해를 입을 걸프 동맹국들은 반대한다. 카타르는 지난 6월 양해각서(MOU)에 규정된 예비협상 기간을 60일에서 이틀로 줄여 곧바로 핵협상에 들어가는 중재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가 자신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을 일축하는가 하면, 반대로 결과에 반성하기도 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느 선택에도 위험은 따른다. 전투 재개를 결정해도 이란의 양보를 보장하지 않는데다 동맹국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렇다고 종전을 서두르면 이란은 미국에 더 큰 양보를 요구하고 나올 수 있다. 제재와 봉쇄 유지는 고유가와 해협의 불안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중동 지역 전력 강화는 이어지고 있다. 태평양에서 이동 중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은 최소 2주 뒤 중동에 도착하고, 추가 해병원정대도 이달 말 합류할 예정이다. 미 당국자들은 추가 장비가 도착하는 이달 말부터가 작전 재개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