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부터 65살 이상 소득 하위 30%의 기초연금을 인상하더라도, 빈곤층 78만여명은 기초연금 인상분만큼 생계급여가 깎여 실질적인 소득 증가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라는 해묵은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생계급여 산정 기준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보건복지부의 내년 기초연금 예산은 25조6529억원으로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보다 2조5389억원 늘었다. 이는 65살 이상 소득 하위 30% 약 363만명의 기초연금을 월 3만원 올려 38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기초연금 개편안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기초연금 수급액이 생계급여 산정 기준인 소득인정액에 100% 반영된다는 점이다. 65살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최저생활 보장 제도인 생계급여와 중복 수급이 가능해 지난해 기준 78만3천명이 함께 받고 있다. 생계급여는 기준 중위소득의 32% 이하가 대상으로, 가구별 선정기준액에서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만큼 지급한다. 예컨대 내년 1인 가구의 생계급여 선정기준액은 월 87만5533원인데, 기초연금을 포함한 소득인정액이 50만원이라면 생계급여는 37만5533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기초연금·생계급여 중복 수급자 대부분은 소득 하위 30%에 해당돼, 이들의 기초연금이 3만원 오르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들게 된다.
예정처는 “두 제도 간 소득 산정 방식의 정합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노인빈곤 완화라는 기초연금 본연의 정책 목표는 정작 가장 필요한 계층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역설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저소득층의 소득보장 강화를 위해 (소득 산정 방식 개선) 검토가 필요하지만, 예산과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생계급여의 보충성 원칙과 기준 중위소득 현황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