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급락으로 상장기업을 인수·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보유지분 평가가치가 급감하면서 향후 투자금 회수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인수금융 당시 맺은 재무약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코스피의 최근 한 달간 하락폭은 1944.05(27.7%)에 달한다. PEF 운용사가 투자한 상장기업들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지난 6일(종가 3만2100원), 올해 고점 대비 61.4% 하락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전신인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법인에 3천억원을 투자했는데 그 당시 주가는 14만원을 웃돌았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한 솔루스첨단소재도 지난 5월 1만6900원에서 지난 6일 6350원으로 62.4% 떨어졌다.
MBK파트너스가 소수 지분을 투자 중인 케이뱅크는 올해 고점 대비 하락률이 48.3%에 달한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2022년에 약 1조45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 지분 27.6%를 인수한 한샘은 당시 책정한 주당 인수 가격이 22만1천원이었으나, 지난 6일 종가는 3만9950원이다.
PEF 운용사는 기업의 경영권이나 지분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해 수익을 거둔다. 상장기업은 실적이나 사업 전망뿐 아니라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와 수급 상황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면서 기업의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보유지분 평가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투자회사의 기업가치 하락은 향후 전략적투자자(SI)에게 지분 매각을 추진할 때 기업가치 평가와 매각가 협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가 하락은 투자금 회수뿐 아니라 기존 인수금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EF 운용사가 해당 상장기업을 인수할 당시 상장사 지분을 담보로 금융사로부터 조달한 인수금융에 ‘일정 수준 이상의 담보가치 유지’가 약정돼 있다면, 이번 주가 급락으로 추가 담보 제공이나 차입금 일부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대출금 전액을 만기 전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는 기업가치가 실시간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상장사는 주가에 따라 보유 지분의 가치가 매일 달라진다. 이런 부담 때문에 사모펀드들은 상장사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이미 투자한 기업은 공개매수 등을 통해 상장폐지한 뒤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