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펼쳐진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코리아오픈(슈퍼 500)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1시간 2분에 걸친 혈투 끝에 2-1(21-12 15-21 21-16)로 이겼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2년 첫 우승, 2023년 2연패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코리아오픈 정상에 올랐다. 2024년 부상 불참, 지난해 결승에서 야마구치에게 0-2 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1년 만의 설욕전에서 말끔히 씻어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야마구치전 맞대결 11연승을 달렸고 통산 상대 전적도 25승 15패로 격차를 벌렸다.
무엇보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남을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단일 시즌 11승을 쓸어 담았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전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2년 연속 시즌 11승이라는 금자탑을 최초로 쌓아 올렸다. 모모타 겐토(일본)가 2019년 남자 단식에서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승)과 다시 한번 어깨를 나란히 한 기록이다.
독보적인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지난 3월 전영오픈(슈퍼 1000)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에게 패한 이후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55연승을 질주했다.
결승은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32강부터 4강까지 무실 게임 행진으로 결승에 오른 안세영은 마지막 무대에서 유일한 대항마 야마구치를 맞아 치열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1게임 초반은 팽팽했다. 안세영은 선취점을 내준 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9-9로 맞섰다. 10-9 상황에서 상대의 챌린지 실패와 절묘한 헤어핀 공략으로 12-9까지 달아났다. 야마구치가 한 점을 만회하자 안세영의 공격력이 폭발했다. 예리한 대각 공격으로 연속 7득점을 몰아치며 19-10으로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고, 결국 21-12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2게임에서는 위기가 찾아왔다. 벼랑 끝에 몰린 야마구치가 초반 4점을 내리 따내며 반격에 나섰고, 안세영은 잦은 실책 속에 8-11로 뒤진 채 인터벌을 맞았다. 안세영이 흔들리자 관중석에서는 힘찬 함성과 응원이 쏟아졌다. 응원에 힘입은 안세영은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며 11-16에서 14-16까지 턱밑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막판 네트 불운과 연속 범실이 겹치며 15-21로 2게임을 내줬다.
운명의 3게임에서 안세영은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1에서 강력한 스매시를 앞세워 5연속 득점으로 6-1까지 달아났다. 야마구치가 거세게 추격하며 10-9 한 점 차까지 쫓겼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안세영은 철벽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으로 다시 6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16-9로 승기를 잡았다. 코트를 넓게 활용하며 상대 체력을 빼앗았고, 야마구치의 연이은 범실을 틈타 점수를 굳힌 끝에 21-16으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