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N% 달라"…노사분규 줄었는데 근로손실은 45% 증가

지난 8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자동차업종 공동파업 대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노사분규 건수는 줄었지만 자동차·조선 등 대형 사업장에서 실적 연동 성과급을 둘러싼 파업이 길어지면서 근로손실은 오히려 늘었다. 협력업체와 긴밀히 얽힌 제조업 특성상 개별 사업장의 갈등이 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자동차·조선 등 주요 제조업 노사관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노사분규는 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9건)보다 줄었다. 반면 근로손실일수는 48만9190일로 전년(33만6800일) 대비 45.2% 증가했다.

올해 교섭의 핵심 쟁점은 이익 연동 성과급이었다. 현대차·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노조는 모두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에 더해 성과급을 따로 요구했다. 현대차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내걸었다. 정기상여 확대,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등 고정 인건비를 늘리는 요구도 함께 나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8월 10년 만에 전면파업을 벌였다. 업계가 추산한 생산 차질 물량이 약 5만5200대에 이른다. 노사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등에 합의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노조 지도부의 고공농성까지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1차 합의안 부결을 거쳐 지난달 27일 2차 합의안이 55.1% 찬성으로 가결됐고 한화오션 합의안은 지난달 29일 찬성률 50.02%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부품업계도 갈등이 진행 중이다. HL만도 노조는 영업이익 15% 특별상여금 정례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9일부터 잔업·특근을 거부하고 있고 두차례 부분파업에 이어 지명파업도 예고했다. HL만도는 현대차·기아에 공급되는 브레이크와 조향장치의 약 절반, 현가장치의 75.8%를 맡고 있다. 국내 거래 협력업체만 292곳, 이들 업체 고용인원은 약 4만880명이다.

철강업계 역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전날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찬성 48.3%, 반대 51.7%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2.6% 인상, 일시금 600만원, 특별승호 3호봉 등이 담겼다. 사측의 기존 제시안(기본급 1% 인상 등)보다 상향된 안이었지만 조합원들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6월부터 30차례가량 교섭을 이어왔고 지난 9월에는 창립 이래 첫 파업을 두차례 벌였다.

경총은 단기 실적 개선을 계기로 고정비 부담이 제도화되면 경기변동에 대한 기업의 대응력과 미래투자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는 개별 기업의 단기 실적뿐 아니라 산업의 경기변동성, 글로벌 경쟁, 미래투자 필요성,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교섭관행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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