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KT는 7일 안방에서 난적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92-81로 제압하고 파죽의 3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초반 5연패의 늪을 딛고 6승 6패로 균형을 맞추며 반등의 발판을 확실하게 놓았다.
올 시즌 개막 전 문경은 감독이 그린 청사진은 확고했다. 화력 농구의 방점을 찍기 위해 패리스 배스를 영입했고, 가드 김선형과 골밑의 기둥 하윤기 등 막강한 라인업을 앞세워 매 경기 90점 이상을 쏟아붓는 화끈한 공격 농구를 예고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한 부상 악령과 싸움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 병동에 들어가며 개막 이후 단 한 차례도 온전한 베스트 5를 가동하지 못했다. 실제로 KBL이 공개한 2026~2027 보수 현황에 따르면 김선형은 연봉 4억 8000만 원, 인센티브 1억 2000만 원 등 보수 총액 6억 원으로 전체 8위이자 팀 내 1위다. 하윤기 역시 연봉 4억 원에 인센티브 1억 원을 합쳐 보수 5억 원으로 전체 10위이자 구단 2위에 올라 있다. 팀 연봉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이 코트에 서지 못하는 치명타를 안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문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부상 선수들이 회복하고 컨디션이 올라올 시기인 11월 A매치 브레이크 타임 전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하며 묵묵히 버티기에 돌입했다. 위기 속에서 아시아쿼터 가드 옥존이 경기당 20점에 육박하는 화력을 뿜어내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또 한 번 날벼락이 떨어졌다. 상승세의 주역이던 옥존마저 6일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복귀를 타진하던 하윤기마저 수술 여파에 따른 골멍으로 한 달간 추가 재활이 결정됐다. 문 감독 스스로도 "머리가 아프다"며 깊은 한숨을 내쉴 만큼 팀 전력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제 문 감독의 시선은 부임 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숙원의 4연승을 향한다. 문 감독은 한국가스공사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KT 지휘봉을 잡은 이후 4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넌지시 털어놓기도 했다.
운명의 상대는 오는 9일 맞붙는 리그 선두 서울 삼성이다. 지난 5시즌 동안 최하위를 전전하다 올 시즌 KBL 사상 최초의 1라운드 전승 신화를 쓰는 등 10승 2패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인 반전의 팀이다. 온전치 않은 전력으로도 절묘한 판짜기를 선보이며 팀을 지탱하고 있는 KT가 거함 삼성까지 잡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