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 "핵심 해외거점 유지"…규제·인건비 상승은 부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은 인건비 상승과 규제 부담에도 현지에서 사업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와 비교한 비용 경쟁력과 향후 수익성 개선 기대가 잔류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베트남을 생산거점뿐 아니라 내수시장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1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담은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의 경영 환경 변화와 대응 과제’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달러 환산 월 최저임금은 2010년 45.4달러에서 2024년 205.3달러로 연평균 11.4% 상승했다.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럼에도 베트남 진출기업의 92%는 현지 사업에서 철수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철수 계획이 없는 기업 104개사를 대상으로 잔류 이유를 조사한 결과 87.5%가 다른 국가 대비 비용 우위를 꼽았다. 1~3순위 합산 기준이다.
무협은 이러한 비용 경쟁력이 단순한 인건비 수준뿐 아니라 생산성과 인력 확보, 조달·물류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베트남 진출 목적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기업들이 꼽은 진출 목적은 내수 판매가 5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세안 거점 50.4%, 제3국 수출 38.9%, 한국 공급 25.7% 순이었다.
현지 사업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향후 3~5년간 사업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59.3%로 악화 전망 12.4%를 웃돌았다. 응답 기업의 71.7%는 베트남이 앞으로도 핵심 해외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종별 전망에는 차이가 있었다. 섬유·의류·신발 업종에서는 사업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53.8%로 개선 전망 15.4%보다 높았다.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정부 규제가 63.7%로 가장 많았다. 인건비 상승 62.8%, 인허가·통관·검역 절차 54%가 뒤를 이었다.
무협은 베트남의 변화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조달·물류·판매 등 기능별 비용과 수익 기여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생산기지의 다른 국가 이전을 검토할 때는 인건비 절감액뿐 아니라 설비 이전과 인허가 재취득, 물류·납기·품질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임윤호 무협 연구원은 “베트남 사업의 지속가능성은 기존 입지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변화한 조건에 맞춰 운영 역량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며 “생산성·현지 수요·규제 대응 및 조직 운영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