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억 불완전 판매' 삼성증권 전 임원 감봉 취소…법원 "징계 과해"

삼성증권 사옥 전경

금융감독원이 230억원대 불완전판매책임을 물어 삼성증권 전 임원에게 내린 감봉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피해자가 모두 전문 투자자인데다 피해 규모가 작고 피해 복구가 이뤄졌음에도 금감원이 이를 감경 사유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2부(재판장 강재원)는 삼성증권 전직 임원 출신인 A씨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금융투자업자 퇴직 직원 조치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22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사건은 삼성증권이 2019년 6~8월 '삼성신탁 TA아시아무역금융펀드 3종'을 전문투자자 10명에게 11건, 총 232억원 상당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삼성증권은 원금 회수가 확실하다고 오인할 만한 내용으로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어 지난해 5월 삼성증권에 A씨에 대한 '감봉 3개월 상당' 조치를 통보했다.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한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금감원은 "상품 판매자료를 왜곡 기재해 금융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린 위법성이 크며 위반금액이 232억원이란 막대한 규모에 달해 시장에 미친 피해가 상당하다"며 "금감원의 사전 처분의 사전통지 전까지 사후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아 합의금 지급 등에 대해 A씨가 주장하는 사정은 감경 사유로 고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법령상 명시된 감경 사유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유사 사건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반행위 종료 후 약 5년 9개월이 지나 처분한 것도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처분에서 고려해야 할 감경 사유인 △투자자 수 △손실 규모 △손실에 대한 시정·변상 여부 등의 여러 사유를 제대로 고려했다고 볼 수 없다"며 "감봉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른 증권사의 사건과 비교했을 때 이 사안들과 동일한 감봉 3개월 제재를 가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63건·473억 원), KB증권(31건·167억 원), NH투자증권(1888건·6974억 원) 사건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A씨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10명으로 적고 △모두 전문 투자자였으며 △기관 제재도 경고에 그쳤단 점을 참작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피해자 10명 중 9명에게 피해액의 미국 달러 기준 80%를 배상해 피해 회복 수준이 높았음에도 금감원이 이를 감경 사유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배상액을 지급한 사실 등을 감봉 처분에 관한 양정에 고려하지 않은 건 감경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처분이 위법하다"고 했다.

이어 금감원의 감봉 처분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과 A씨가 입을 불이익이 비례적으로 정해지지 형량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감봉 3개월 상당의 처분이 확정되면 원고는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어 직업선택의 자유가 중대하게 제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회복 정도와 위반행위 후 약 5년 9개월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하면 더 가벼운 제재로도 금감원이 이루고자 하는 공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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