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극좌 대권 주자 멜랑숑 "경기부양 정책 등 마크롱과 반대로"(종합)

은퇴 나이 60세 복원·나토 탈퇴 등 대선 공약 공개

최저임금 15% 인상·부유층 세금 인상·원전 축소 등 제시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르부르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는 멜랑숑 LFI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75))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최저임금 인상, 은퇴 나이 하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등을 골자로 하는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멜랑숑 대표가 내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7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르부르제에서 2만명의 지지자들이 결집한 가운데 유세를 하고 이같은 약속을 담은 '공동의 미래'(L'Avenir en commun)라는 제목이 붙은 공약집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좌파 진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되는 극좌 LFI의 멜랑숑 대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내년 대선에서 극우 진영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에서는 르펜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멜랑숑 대표는 LFI의 다섯 번째 정책 강령이기도 한 이번 공약집에서 프랑스의 법정 최저 정년 기준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기로 한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폐지하고, 정년을 기존 60세로 되돌리는 방안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40년간 연금을 납부한 사람들은 정년 60세를 다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약 1천480유로(약 225만원) 수준인 세후 최저임금을 1천700유로(약 258만원)로 약 15% 인상하겠다는 약속도 담겼다.

이와 함께 자본소득에 부과되는 단일세율 세금을 폐지하고, 소득 최상위 가구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필수 식료품 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7일 파리 외곽 르부르제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멜랑숑 LFI 대표를 지지하는 노래를 부르는 젊은이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멜랑숑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경제 공약을 설명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정책을 펼친 마크롱 대통령과는 정반대로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며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선 소비 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며 "프랑스 경제 활동의 절반 이상이 소비 지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생활비 위기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물가 동결, 최저임금 인상, 임금의 물가 상승률 연동 등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외교 정책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기존의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나토 통합군사령부 탈퇴를 시작으로 나토의 점진적 탈퇴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는 이런 방침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나토에 속해 있을 이유도, 미국의 전쟁에 참여할 이유도 없다"면서 "프랑스는 비동맹 국가들의 국제적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 점진적 축소와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차세대 원전인 EPR2 원자로 건설 사업을 백지화하고,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수명이 60년을 넘어서도록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밖에 유럽연합(EU) 경제정책에 대한 독일의 영향력을 비판하고,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 시설의 프랑스 이전 장려 정책 등 국내 산업에 대한 보호 정책을 강화할 것도 천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최근 몇주째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대규모 시위를 줄곧 독려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멜랑숑 대표는 정부로부터는 폭력 시위를 선동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암울한 집권 말기"를 맞이하는 것을 자초했다고 날을 세웠다. 르펜이 이끄는 극우 세력에 대해서는 "인종차별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멜랑숑 대표는 또한 극단적이고, 분열적인 언행을 완화하라는 일각의 요구도 거부하겠다면서 "와인에 물을 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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